[단독] 병상부족에 다른 병원 이송관리도 미흡…모자의료 대응체계 '구멍'
MFICU 3년간 6병상 증가 그쳐…NICU는 외려 감소
김예지 의원 "모자의료 대응체계 전면 재정비해야"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고위험 임산부가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곳을 전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구축한 모자의료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는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과 모자의료의 전원(환자를 다른 병원·과로 옮겨 추가 진료를 받게 하는 것) 전담팀, 응급이송 매뉴얼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병상과 인력 부족이다. 고위험 산모집중치료실(MFICU) 병상은 2022년 259병상에서 2024년 265병상으로 3년간 6병상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은 같은 기간 1899병상에서 1852병상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여기에 필수의료 인력난도 겹쳤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는 전공의 확보율이 낮은 데다 최근 전공의 이탈까지 이어지며 현장의 진료 역량이 크게 약화한 상태다. 2024년 기준 전공의 확보율은 산부인과 71.0%, 소아청소년과 30.9%, 응급의학과 84.0%에 머물렀다.
사직률도 크게 증가했다. 산부인과는 2022년 3.1%에서 2024년 94.1%로 급증했고, 소아청소년과(2.1%→83.1%)와 응급의학과(1.4%→89.0%)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처럼 병상과 인력이 동시에 부족한 상황에서 매뉴얼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현행 매뉴얼에 따르면 권역 내 수용이 어려운 경우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우선 조정하고, 이후 모자의료 전원전담팀이나 119가 이송 병원을 선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용 가능한 병상이 부족해 응급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원 실패 사례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복지부는 병상 부족으로 인한 전원 사례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병상을 찾지 못해 타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간 의료 격차도 뚜렷하다. 대구·경북권은 권역모자의료센터가 계명대동산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두 곳뿐이다. 대구 지역 산부인과 전문의는 339명,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95명 수준으로, 인구 규모와 응급 수요를 고려할 때 의료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고위험 임신부가 병원을 떠돌다 태아를 잃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권역모자의료센터 수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즉시 수용 가능한 병상과 전문인력 확보, 병원 간 실시간 병상 공유체계 구축, 권역 간 강제조정 기능 도입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모자의료 대응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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