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응급실, 잠긴 수술실…'배후진료' 역량 강화 나선다
전문의 부족·중환자 인프라 한계…이송단계서 수용 거부
응급실 넘어 수술·입원까지…정부·정치권 '배후진료' 제도화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응급환자 수용 거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배후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수술·입원 등 최종치료 역량까지 평가 기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응급의료체계 정비에 나섰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계획을 통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평가 시 응급실 이후 진료기능을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중증응급환자를 수술·입원·중환자 치료로 연계할 수 있는 역량이 응급의료기관 지정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중심으로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적정 의료기관으로 분산하는 이송체계 개편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송 과정에서부터 병원 수용이 이뤄지지 않거나 수용 이후에도 수술이나 중환자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응급실 이후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보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배후진료 공백은 전문의 인력 부족과 중환자실 병상 한계, 고난도 수술 인프라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지목된다. 특히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할 여건이 부족해 환자 수용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 데다 수용 이후에도 수술이나 중환자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4년 119 구급대 응급실 재이송 건수는 전년보다 약 34% 증가했다. 재이송 사유의 상당수는 전문의 부족으로, 2023년 기준 재이송의 41.9%가 '전문의 부재' 때문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도 배후진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응급처치 이후 수술·입원 등 최종치료로 이어지는 배후진료를 법률상 개념으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응급의료기관이 단순히 응급실 처치 기능을 넘어 최종치료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의료계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응급실 수용 불가 문제의 원인으로 배후진료 역량 부족을 지목하며 최종치료로 신속히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배후진료를 단순한 개념 도입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배후진료의 범위와 책임, 질환별 적용 기준, 의료기관 유형별 역할 등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을 경우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고 전문인력과 병상, 당직체계 유지 등 지속적인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더라도 수술이나 중환자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배후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중환자실 병상 유지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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