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후 떠난 '효자' 아들…폭행 가해자는 "할 말 없다"(종합)
식당서 시비붙어 폭행당해…뇌출혈 진단, 오선재씨
5월 가해자에 검찰 구형 진행…어머니도 기증 등록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1월 광주 한 주점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으로 오선재 씨(30)가 숨지기까지의 과정과 장기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이야기가 유가족 증언에 의해 다시 조명되고 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 2월 6일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과 안구를 기증해 총 7명의 환자를 살린 뒤 숨졌다.
지난 1월 18일 주점 옆자리 다른 손님과 붙은 시비가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만취 상태에서 폭행당한 오 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회복해 어머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해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오 씨는 평소 주변에 장기기증 의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오 씨의 어머니 최라윤 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말을 떠올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최 씨는 "아들의 일부라도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최 씨는 아들의 기증에 동의한 날 본인 또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며 아들이 남긴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 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아르바이트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오 씨는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 씨는 "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던 만큼 하늘나라에서도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 최 씨는 기증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을 떠올리며 "선재야 너무 보고 싶다. 너만 있으면 돼. 제발 엄마 옆으로 와줘, 엄마 아들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라며 오열했다.
친구 위 씨는 "하늘나라에서 멋있게 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오 씨를 숨지게 한 20대 가해 남성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줄곧 합의 의사만 전달해 온 가해자는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판사 질문에 사과 없이 "할 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5일 가해자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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