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티타늄 합금 임플란트' 임상 첫 성공…뼈와 특성 유사

뼈와 유사한 탄성, 높은 강도 갖춘 티타늄 합금
한림대성심병원 연구진, 성공률·생존율 등 확인

양병은·변수환·박상윤 한림대성심병원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수팀.(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 티타늄보다 강하면서도 뼈와 물리적 특성이 더 유사한 차세대 임플란트 합금을 세계 최초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양병은·변수환·박상윤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Functional Biomaterials(IF=5.2)'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임플란트 재료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금속은 순수 티타늄이다. 인체와 잘 어울리는 장점이 있지만 강도와 내구성이 완전히 충분하지는 않다.

특히 임플란트 직경이 가늘거나 씹는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경우에는 장기간 사용 시 파절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응력 차폐(stress shielding)' 현상이다.

응력 차폐란 사람의 뼈보다 훨씬 단단한 티타늄 임플란트가 씹는 힘의 대부분을 대신 받아내면서, 주변 뼈가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해 점차 약해지거나 흡수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니오븀(Nb)과 지르코늄(Zr)을 첨가한 β형 티타늄 합금(Ti-Nb-Zr, TNZ) 임플란트를 새롭게 개발해 재료 특성과 임상 성능을 함께 평가했다.

이번에 사용된 TNZ 합금은 티타늄에 니오븀 약 40%, 지르코늄 약 7%를 섞어 만들었다.

연구는 두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전자현미경(SEM)과 에너지분산형 분광기(EDS)로 임플란트의 표면을 분석한 결과, 합금 성분이 표면 전반에 걸쳐 균일하게 분포됐음이 확인됐다.

이어 강도를 측정한 결과 TNZ 합금의 인장강도는 평균 1139MPa로 기존 임플란트 재료보다 약 27% 높았다.

반면 금속의 탄성을 나타내는 탄성계수는 75GPa로 기존 티타늄보다 낮아 실제 사람 뼈의 특성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씹는 힘을 견디는 능력도 향상됐다. 피로 수명 시험 결과 TNZ 임플란트는 평균 약 106만회의 반복 하중을 견뎌 기존 티타늄 임플란트보다 4배 더 오래 버티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한림대성심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성인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TNZ 임플란트와 기존 티타늄 임플란트 중 하나를 무작위로 시술받았으며, 이후 6개월과 12개월 동안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임플란트 성공률과 생존율이 100%로 나타났다. 잇몸 건강 상태나 임플란트 주변 뼈의 안정성에서도 두 그룹 간 큰 차이는 없었다.

또한 방사선 사진을 이용해 임플란트 주변 뼈의 미세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 모든 환자에서 뼈가 정상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아 TNZ 합금 임플란트의 안전성과 생체 적합성도 확인됐다.

양 교수는 "기존 티타늄보다 강하면서도 뼈와 유사한 물리적 특성을 갖춘 차세대 임플란트 재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갈이처럼 씹는 힘이 강한 환자나 턱뼈 폭이 좁아 가는 임플란트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등 임상적으로 까다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 연구와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TNZ 합금 임플란트의 임상적 장점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