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증상 없다고 안심 금물"…만성 콩팥병, 관리가 관건

고령층이면 정기검진 중요, 방치하면 위독해질 수도
기존보다 노폐물 제거 효율 높은 혈액여과투석 주목

콩팥이 장기간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는데 병 자체도 위험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신장 기능을 저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금연과 금주를 실천해야 한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콩팥(신장)은 몸의 '필터 공장'으로 노폐물을 제거해 주고 체내 수분과 염분의 양 등을 조절해 준다. 하지만 콩팥이 장기간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는데 병 자체도 위험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콩팥 기능 3개월 이상 떨어지면 '만성 콩팥병' 진단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콩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지속 감소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다. 국내 성인 인구의 약 8.4%가 앓고 있으며 고령화에 따라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되면 심뇌혈관질환의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콩팥은 일부 기능이 손상돼도 남아 있는 조직이 이를 보상해 주는 능력이 뛰어난 장기"라며 "이 때문에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도 환자가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만성 콩팥병의 원인으로는 고혈압·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이 꼽힌다. 또한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결석 및 전립선 비대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요로 폐쇄, 반복적인 신우신염과 신장 결핵 등에 의한 감염, 신독성 약물 사용 등도 원인이 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기능이 떨어지면서 서서히 나타나게 되는데,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거나 식욕부진, 다리에 쥐가 잘 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특히 야간뇨가 반복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보조식품 복용 주의…신장 나빠질 수도

만성 콩팥병은 사구체 여과율을 기준으로 콩팥 기능 감소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정상 기능이지만 다른 지표나 증상으로 손상의 징후가 나타나며, 2단계는 경도의 기능 저하 상태로 손상의 기타 징후와 함께 나타난다.

3단계는 중등도의 기능 저하 상태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하며, 4단계는 중증의 기능 저하 상태로 빈혈과 뼈, 미네랄 질환 등 합병증이 악화한다. 마지막 5단계는 말기로 투석 또는 이식이 필요한 상태다.

만성 콩팥병의 치료는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부터는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로 진행된다. 약물 치료는 신장 기능 소실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신독성 약물은 피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흔히 갖는 오해도 적지 않다.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이나 약물 치료를 미루거나, 혈압약·당뇨약을 한번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약물 치료는 환자 상태에 맞춰 조절하는 과정"이라며 "초기에 꾸준히 관리하면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신장 기능 악화를 부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병이 진행돼 말기에 이르면 구역,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투석에 대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지만, 실제로는 투석 시작 후 컨디션이 개선되고 식이 제한이 완화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투석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로, 필요할 때 시작하는 게 오히려 예후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노폐물 제거 효율을 높인 혈액여과투석(HDF)이 주목받고 있다. 장기 투석이 필요한 환자나 특정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트륨 섭취 제한…항산화 성분 함유된 채소, 과일 좋아

콩팥은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만큼 증상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꾸준히 관리해 주는 게 필요하다.

음주와 흡연은 신장 기능을 저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금연과 금주를 실천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나트륨 배출이 어려워 혈압 상승과 부종 등의 위험이 커지므로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는 게 중요하다.

만성 콩팥병 예방법.(힘찬병원 제공)

고서연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만성 콩팥병은 신장이 점점 손상돼 기능을 잃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알아채기 어렵다"라며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인 사구체 여과율 검사로 콩팥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콩팥에 이상이 없다면 항산화 성분이 많이 함유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여러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며 "위험군에 속하는 60대 이상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