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당뇨병 여성 초경에서 폐경까지 가임기간 길수록 치매 위험↓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당뇨환자 여성력-치매위험 상관관계 확인
16만명 분석…치매 예방, 혈당 조절 넘어 '생식 이력'까지 봐야

(왼쪽부터) 이승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유진 내분비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형당뇨병을 가진 여성에서 가임기간이 길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호르몬은 뇌 기능과 인지 기능 보호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2형당뇨병을 가진 여성에서 생식 요인이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승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유진 내분비내과 교수)과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를 미국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인 'Diabetes Care'(다이어베틱 케어)(IF 16.6)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치매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당뇨병은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는 현재 55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2050년에는 1억 50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열 명 중 한 명꼴이었다. 특히 치매는 여성에게 더 높은 빈도로 발생하며, 중앙치매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치매 환자 중 여성이 약 5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의 주요 위험인자인 당뇨병의 역할도 주목된다.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따르면 당뇨병은 치매 위험을 약 1.7배 높이는 위험인자로 지목된다. 2024년 현재 전 세계 성인 당뇨병 환자는 약 5억 9000만 명에 달하며, 이 수치는 2050년 8억 53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2형당뇨병 여성에서 가임기간, 출산력, 수유 이력, 호르몬 치료 등 생식 관련 요인이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통해 2형당뇨병을 가진 폐경 여성 15만 9751명을 상대로 평균 8.3년간 추적 관찰했다.

추적 기간 동안 총 2만 4218건의 치매(알츠하이머병 1만 8819건, 혈관성 치매 2743건)가 발생했다. 분석 결과, 초경 연령이 빠를수록,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치매 발생의 위험이 낮았으며 가임기간이 40년 이상인 여성은 30년 미만인 여성에 비해 전체 치매 위험이 27% 낮았다.

분석 결과, 초경 연령이 빠를수록,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치매 발생의 위험이 낮았으며 가임기간이 40년 이상인 여성은 30년 미만인 여성에 비해 전체 치매 위험이 27% 낮았다. 또한, 호르몬대체요법을 5년 이상 시행한 경우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 위험이 17% 낮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제공)

또 호르몬대체요법을 5년 이상 시행한 경우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 위험이 17% 낮았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전국 단위 코호트와 장기 추적 자료를 기반으로, 당뇨병 여성에서 생식 요인과 치매 위험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한 국내 연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유 교수는 "생애 전반에 걸친 여성호르몬 노출 이력이 인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가임기간, 출산력, 수유 이력, 호르몬 치료과 같은 요소들이 장기적인 뇌 건강과 연결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 전통적인 대사 위험인자뿐 아니라 여성의 생식력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밀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며 "향후에는 호르몬 농도, 당뇨병 중증도, 신경 영상 자료 등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정밀한 기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