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을 점 빼는 레이저로 지졌다?…피부진료 '오진' 급증, 왜

비전문의도 '피부과' 표기하는 경우도…의사회 우려 표명
포털 검색 구조 혁신, 외부 간판 표기 방식 개선돼야

피부암을 단순 점으로 오진하거나 시술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다는 피부과 의사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에서 피부진료를 표방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일반의, 타과 전문의)가 진료하고 있다.

'피부과학'을 전문으로 배우지 않은 의사들이 뛰어들며 발생한 기현상인데 이로 인해 피부암을 단순 점으로 오진하거나 시술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다는 피부과 의사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피부과 전문의 2900여 명인데 피부 봐준다는 의원 3만여 곳

대한피부과의사회는 29일 "피부미용 시술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해부학적 지식이 필수적인 의료행위"라며 포털사이트 검색 구조 혁신, 병의원 외부 간판 표기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인데 피부진료를 표방하는 동네 의원은 3만여 곳에 달한다. 10명 중 9명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다. 미용시술 후 부작용 비중 역시 일반의(86.46%)가 피부과 전문의(11.54%)보다 7.7배 더 많다.

피부과 전문의 여부는 '간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동네 의원을 열 때 '○○○피부과의원'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는 '○○의원' '○○에스테틱' '○○스킨클리닉' 등과 함께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동네 의원은 '진료과목 피부과'에서 '진료과목'을 매우 작게 표기하는 등 일반인이 오인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

또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동네 의원이 모두 검색돼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따라서 의사회는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피부과의원부터 검색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새로 개설한 의원(1차 의료기관) 421곳 가운데 '진료과목 피부과'로 개원한 곳은 146곳으로 전체 진료과목 중 가장 많았다.

일반의가 미용 시술한 후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피부질환을 오진해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잖게 집계된다. 피부암을 단순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지져 없애려 하다가 피부암이 계속 자라나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고, 레이저 시술 후 바이러스에 감염돼 피부염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다.

이와 관련해, 의사회는 "선진국 사례처럼 의대 졸업 후 2~3년간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 진료권을 부여하는 '개원 면허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또 의사회는 "비전문의 의원의 외부 간판에 피부과 표기를 제한하거나 식별력을 높일 정비가 필요하다. 포털사이트의 검색 구조도 혁신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