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생존 문제"…李대통령 발언 후 지자체 지원 추진 확산

현재 서울 성동·충남 보령 2곳 시행…8곳은 복지부 협의 요청
사하, 서대문 등 조례·발의 10곳 넘어…"재정적자 눈앞인데" 건보 재정 논쟁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젊은 세대에게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한 이후 청년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려는 지방자치단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사업을 시행 중이며 다수 지자체가 중앙정부 협의에 나서면서 정책 확대 가능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23일 전북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이 발의돼 상임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조례안은 탈모 치료가 장기간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대부분 비급여로 분류돼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반영해 일정 연령대 청년을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익산시 청년 6만 1000여명 중 약 0.5%인 300명을 대상으로 연 20만 원씩 지원해 총 6000만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시의회는 조례가 통과될 경우 보건복지부와 사업 시행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광역 단위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라남도의회는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발의를 위한 비용 추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탈모 치료비를 실제 지원하는 지자체는 서울 성동구와 충남 보령시 두 곳이다. 성동구는 39세 이하 구민에게 연간 20만 원을, 보령시는 49세 이하 시민에게 연간 50만 원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현재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마련한 지자체는 광역 1곳과 기초 7곳 등 총 8곳으로 파악된다. 대구를 비롯해 서울 성동구·강서구·양천구, 경기 부천시·오산시, 부산 사하구·수영구 등이 해당한다. 다만 이 가운데 실제 사업을 시행 중인 곳은 성동구에 그치며 보령시는 조례 제정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가 마련돼도 곧바로 사업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자체가 의료비 지원사업을 추진하려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협의와 예산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의료비 지원사업을 시행하려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탈모 치료 지원사업과 관련해 사회보장 협의를 요청한 지자체는 총 8곳으로, 서울 서대문구·강서구, 경기 오산시·부천시, 대구, 부산 사하구, 전북 군산시, 전남 목포시 등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탈모 치료 지원 확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모 진료 인원은 감소하는 반면 총진료비와 건강보험 부담은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기준 총진료비는 457억 원, 공단 부담금은 305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건강보험 재정이 향후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추가 재정 투입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는 탈모 치료 급여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의협은 "탈모치료제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보다 암 등 중증 질환에 대한 급여화를 먼저 추진하는 게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건보 재정 우려 및 우선순위 논란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안을 보고받고 적용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말고 공론화 대상으로 삼아 의견을 더 모아보라"며 속도 조절을 시사하기도 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