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AI 내비, 의사 도울 핵심도구"…휴톰, 글로벌 진출 추진

위암 로봇수술 베테랑 형우진 교수, 의료AI 기업 이끌어
미리 알고 수술 임하는 일, 감에 의존하는 일 크게 달라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대 교수)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수술용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이 외과 수술의 주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진의 경험적 불확실성을 데이터로 보완해 정교한 수술을 이끌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규제는 합리화돼야 하고 데이터 활용 체계는 보다 보완돼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대 교수)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선한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AI를 활용한 위암 수술 사례와 휴톰의 성장 전략을 이같이 소개했다.

연세암병원 위암센터장이기도 한 형 대표는 2000건이 넘는 위암 로봇수술을 집도했다. 휴톰은 이런 형 대표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용 내비게이션 'RUS'을 상용화한 뒤 토탈 수술서비스 솔루션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휴톰의 RUS는 컴퓨터단층촬영 장치(CT) 영상을 기반으로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해 수술 전 계획 수립과 수술 중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의료진이 더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수술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의료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사와 AI 간 판단 차이에 최종 결정과 책임은 인간 의사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AI는 의사의 판단을 돕는다는데 그쳐야 한다는 취지다. 형 대표는 "완전 자율주행이 되기 전에는 현장에서 의사의 주도권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만 번의 수술 경험을 보유한 숙련의라도 인체 내부의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 수술용 AI 내비게이션은 의사의 적합한 결정을 도울 수 있다. 그는 "미리 알고 수술에 임하는 일과 감에 의존하는 일은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익숙한 출근길이어도 내비게이션을 켜는 이유는 길을 몰라서가 아닌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며 "수술용 AI도 하나의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여러 데이터를 통합해 의사에게 플랫폼 역할을 하며 경험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톰은 지난 2024년 RUS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홍콩 현지 규제당국의 의료기기 인증 등을 발판 삼고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다만 국가 간 임상 데이터 이동과 병원별 상이한 데이터 표준은 기술 활성화의 걸림돌도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가 병원 밖, 국경을 넘는 부분에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현재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어떤 형태로든 데이터가 외부로 공유된다"며 "익명화된 CT 영상이나 환자 치료 정보는 동일하게 취급돼야 함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향후 수술 내비게이션 기술이 여타 AI와 결합하며 일부 자율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외과 의사의 업무 환경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노동 강도가 높은 현재 방식을 탈피하고 돌발 상황을 해결하는 관리자 역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로 수술실에서 졸기도 했던 것과 달리 로봇이나 기계는 지치지 않아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며 "(의사는) 수술 과정을 조율하고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역할로 전환돼야 한다. AI가 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휴톰이) 위암 수술 내비게이션 개발에 5년 걸렸지만, 신장암 2.5년, 폐암 1.5년으로 개발 기간이 점차 단축됐다"며 "하나의 모듈을 구축한 뒤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과정이 점차 수월해지고 있다. 향후 3~4년 내 10개 이상의 수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수천억 원이 드는 대규모 임상 비용을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엔 부담"이라며 "회사는 신기술이 관련된 순수 비용만 부담하게 하는 등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이뤄진다면 (의료 AI 기업들이) 글로벌 의료,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