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심초음파, 검사실 업무 日 13시간 단축…"빠르게 대체 가능"

3년 전부터 AI 소프트웨어 14종 도입한 분당서울대병원
AI가 적는 의무기록 본 정은경 "기술개발·제도화 협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심초음파 솔루션을 활용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심초음파실을 방문한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성남=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의료 인공지능 전환(AX)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지난 2023년부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적극 도입한 분당서울대병원은 "도입 후 확실한 효과를 얻으려면 현장 의료진과 긴밀하게 소통해, 업무 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병원의 AI 심초음파, AI 의무기록 시스템 등을 살펴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AI는 의사의 업무 생산성, 환자 안전, 의료의 질까지 높이는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라며 우수 모델을 발굴한 뒤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AX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업무 방식·의사결정 구조·제품 서비스 등 조직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복지부는 올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AI 기본의료 전략(안)'을 수립 중이다.

AI 심초음파, 분석 시간 86% 획기적 단축…하루 13시간 업무 경감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17일) 오후 정은경 복지부 장관 주재로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공공의료 AX 구현을 위한 정책 간담회' 중 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최고정보책임자(정보화실장·가정의학과 교수)는 AI 도입과 제도적 뒷받침의 당위성을 발표했다.

병원은 지난 2023년부터 △안과 진료 시 선별검사 △응급실 환자 중증도 분류 △심장내과 심초음파 진단 △외래 의무기록 작성 등 다양한 업무에 AI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의사 인력 부족 상황에서 AI를 통한 임상 의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에 주력했다.

예컨대, 이 병원에서 심초음파는 하루 120~130건 시행된다. 심장이상을 진단하는 기본검사이자 치료 전 환자의 심장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AI 심초음파를 도입한 결과, 정량 분석 시간이 건당 9분에서 1.2분으로 86% 단축됐고, 이는 하루 약 13시간의 업무를 줄인 게 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심초음파 솔루션을 활용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심초음파실을 방문한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추가 투자 없이 AI만으로 고가의 심초음파 장비 1~1.5대 분량을 처리해 낸 셈인데, 다만 정 교수는 "AI가 의료행위의 전 과정을 대체할 수는 없다. 특정 업무를 대체한다"며 "AI 도입 후 확실한 효과를 얻으려면 현장 의료진과 소통 후 업무 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은 AI로 권역책임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게 됐다. 병원은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의 배후 의료기관을 원격으로 지원하는 의사 대 의사 원격의료 사업 '원격중환자실(eICU)'을 개발, 활용하고 있다.

정 교수는 "eICU는 통합관제, 이상징후 알림, 임상 지표 모니터링, 환자 웨이브폼과 웹캠까지 ICU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며 "정부와 공공의료기관이 함께 만든 디지털 전환 확산의 모범 사례이자, 우리 병원의 디지털 전환에는 항상 복지부와의 협력이 함께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사례들로 2가지 교훈을 얻었다. 선도 병원의 우수 모델을 정부 과제로 검증한 뒤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고, 개발과 함께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AX를 선도할 권역책임 공공의료기관은 앞으로 △거버넌스 △분석 성숙도 △데이터 인프라 △분석 역량 △결과 활용 등을 해나가야 하며 이런 과정에 정부는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제언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의무기록 작성 시스템을 활용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실을 방문한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병원은 복지부 권역책임의료기관 AI 소프트웨어 도입 사업으로 총 14종의 AI 소프트웨어를 신청했으며 경기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현장에서 먼저 도입·활용해 본 뒤 그 경험과 성과를 여타 경기권역 병의원에 적극 전파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병원 내 AI 심초음파 '소닉스 헬스'(Sonix Health)' 활용 현장과 AI 의무기록 작성 현장을 살펴본 정 장관은 "최종적으론 의사가 판단하지만, AI는 의사의 결정을 지원해 줄 시스템"이라며 "의사의 생산성, 환자의 안전, 의료의 질을 높일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AI 구독료 등 활용 결과에 따른 건강보험 수가 적용 등은 정부의 과제 같다"며 "앞으로 지역 필수의료를 해결하는 데에 AI가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정부가 개발, 제도화 과정에 힘을 모아야겠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에서 쓰는 AI 외에 일반 국민이 (평상시) 쓰는 AI에도 여러 기능이 탑재되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용 목적과 사용자가 중요해 보인다. 앞으론 검증된 정보를 잘 전해드리는 일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