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기소제한' 복지위 통과에…환자들 "정당성 잃었다"

"합의나 배상만으로 공소 막다니…법적 정의 어긋나"

박주민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3.13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환자·소비자단체는 13일 '필수의료행위 의료사고 공소제한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하자 이 법안을 의료혁신위원회에서 공론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6건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한 경우 형을 감면하는 것이다. 또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보험 등을 통해 보상이 이뤄지면 의료인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시민모임·한국소비자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손해배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검사의 공소 제기를 금지한 형사처벌 특례 조항은 위헌이며 삭제해야 한다"며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합의나 배상만으로 검사의 공소권 자체를 막는 제도는 우리 법체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법적 정의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특혜이자 형평성 위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환자 안전을 후퇴시키고 생명 경지 풍조를 키울 우려가 있다"며 개정안 추진을 멈추고 의료혁신위원회에서 공론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약속과 절차를 모두 건너뛴 채, 관련 조항들을 그대로 통과시켰다"며 "이는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입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전날 성명을 내 "환자의 사망이나 중상해 의료사고에도 형사 기소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 안전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의료계는 붕괴 위기에 처한 필수의료 분야 재건을 위해서라도 사법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인에 대한 사법 리스크 완화는 환자 보호·생명 존중과 같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긍정적 방향으로의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