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젊은층 노리는 '크론병'…배탈로 여겨 방치하기 일쑤
관절, 피부, 안구 등에서 다양한 증상 경험하기도
충분한 수분, 소량씩 자주 음식 섭취하는 게 좋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직장인 A 씨(36, 남)는 최근 몇 달간 만성적인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고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 병원을 방문했다. 내시경검사와 조직생검 결과, 최근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는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을 진단받았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크론병은 장관 내부에서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20~30대 젊은 층에서 발병한다. 만성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피로, 혈변 등이 나타나며 장이 좁아지게 된다면 식후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이 발생한다.
고봉민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환경적 요인,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유병률이 오르고 있다"면서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달리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지 않으며 야간 설사나 점액 변, 혈변, 메스꺼움, 체중 감소, 피로감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환자 3명 중 1명은 관절, 피부, 안구 등에서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말초신경염, 관절통, 요통 등 관절 질환이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피부질환으로는 구강궤양이 발생하며 안구질환으로는 안구통이나 눈부심 등을 특징으로 하는 포도막염 등을 확인해야 한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길용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그리고 개인 면역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한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 환경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크론병 진단을 위해서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가 이뤄진다. 발병률이 높지 않지만, 장결핵 등 다른 질환과 감별도 필요하므로 임상 증상과 혈액검사, 대변검사, 영상검사(CT(컴퓨터 단층촬영)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 내시경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다.
크론병의 치료는 증상 완화뿐 아니라 점막 병변의 치유를 통한 구조적인 장 손상이나 신체장애 예방이 목표이며, 치료 방법은 5-ASA,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생물학적제제, 소분자제제 등을 사용한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중증도·활동도·침범 부위·질병 형태·예후 인자·나이·동반 질환·환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 약제는 효능과 투여 방법 및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 환자에서 첫 치료 약제로 면역조절제가 사용되며, 급성 악화 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생물학적제제로 환자 예후와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처음 승인된 항TNF제제인 인플릭시맙이 치료 성적 향상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아달리무맙, 베톨리주맙, 유스테미누맙 등이 활발하게 사용된다. 최근 소분자제제도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크론병을 예방하려면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 섭취 증가 및 섬유질·과일·채소의 섭취 감소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감염질환의 감소 그리고 대기오염 등을 주의해야 한다.
환자라면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추천된다. 설사나 복통 등 활동기의 크론병 시기에는 '낮은 포드맵(FODMAP) 식단'이 권고된다. 포드맵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발효돼 가스를 유발하는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탄수화물을 일컫는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 소량씩 자주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금주·금연 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 및 과중한 신체 업무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봉민 교수는 "크론병은 치명적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길용 교수 역시 "크론병을 진단받으면 생소한 병명과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크게 걱정하곤 한다"면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하면 일상생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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