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별 '자살률 양극화'…서울시장 선거 쟁점 떠오를까
금천 30.2명, 관악·종로 29.2명…서초·양천은 16명대
"1인가구 등 복합 영향"…민주당 예비후보들 자살률 공약 제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 자치구 간 자살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자살 예방 정책이 향후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의 복지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8일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자치구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금천구는 30.2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고, 관악구와 종로구가 각각 29.2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강북구(28.9명), 중랑구(28.3명) 순이었다.
반면 서초구(16.3명)와 영등포구(16.4명)는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고치인 금천구와 최저치인 서초구의 격차는 약 1.85배에 달한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에 따라 자살 위험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이 같은 자살률 격차는 지역의 인구 구조와 사회경제적 여건과도 일정 부분 맞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 상위권인 관악구, 중랑구, 금천구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서울시가 공개한 2024년 1인가구 통계에 따르면 관악구의 1인가구는 15만 3605가구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중랑구는 6만9149가구, 금천구는 5만 3858가구, 강북구는 5만 3705가구였다. 1인가구는 배우자나 가족과의 일상적인 관계망이 약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살 위험 요인과 일정 부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곳도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자살률 상위권인 강북구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3.2%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고, 종로구(21.7%), 중랑구(21.2%) 역시 이미 초고령사회 기준(20%)을 넘어섰다. 반면 서초구(17.7%)와 영등포구(18.6%)는 상대적으로 고령 인구 비중이 작았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을수록 배우자 사별, 건강 악화, 사회적 관계 단절 등 위험 요인이 겹치면서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구조적 요인과 함께 자살은 사전에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정책 대응에서 중요한 요소로 지적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2024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의 99.3%가 사망 전 우울감이나 자살 관련 언급, 수면 변화 등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0.1%에 그쳤다. 또 자살 사망자의 64.3%는 사망 3개월 전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 등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인 가구 증가와 지역의 사회복지 시스템, 재정자립도, 실업률 등 사회경제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가 이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사회적 공백이 자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별로 체계적 요인 연구와 지자체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치구 간 자살 위험 격차가 뚜렷해지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 대응이 서울시장 선거의 복지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서울시 자살률 0%'를 핵심 목표로 제시하며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예비후보 역시 "경제적·사회적 고립을 지자체가 책임지는 '기본특별시'를 통해 삶을 포기하는 시민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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