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도 못자는 야간 교대근무자…"번아웃 위험 최대 4.6배"

평균 수면 5시간27분…주간 근무자보다 1시간 이상 짧아
'경제부담+코리아패싱'으로 치료제 접근성 떨어져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야간 교대근무자의 평균 수면 시간이 5시간 30분에도 못 미치며 주간 근무자보다 1시간 이상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장애 위험군은 정상군보다 번아웃 위험이 최대 4배 이상 높아 수면 건강 관리와 제도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6일 '세계 수면의 날'(3월 13일)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Sleep Well, Live Better'(잘 자야 잘 산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변정익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국내 교대근무자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야간 근무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27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간 근무자 6시간 48분, 오후 근무자 7시간 40분보다 크게 짧은 수준이다.

교대근무장애(Shift Work Disorder·SWD) 발생률도 야간 근무에서 43.3%로 다른 근무 형태(30~35%)보다 높았다. SWD 위험군은 정상군보다 번아웃 위험이 약 4.3배 높았으며 불면과 주간 졸림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번아웃 위험이 최대 4.6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 교수는 "교대근무자의 수면장애가 개인의 피로 문제를 넘어 필수 서비스 인력의 정신건강과 직무 소진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보건의료 등 필수 서비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수면 스크리닝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근무 스케줄 설계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해 수면 인식 조사에서 자신의 수면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28.8%에 그쳤다고 밝혔다.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주중 6.4시간, 주말 7.5시간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30대에서 수면시간이 더 짧은 경향을 보였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55.4%로 가장 많았고 휴대기기 사용이 49.7%로 뒤를 이었다. 불면증(25.9%)과 코골이(24.8%)도 주요 수면 관련 증상으로 나타났지만 코골이 증상이 있는 사람의 53.5%는 치료를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원철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제공)

수면장애 치료 환경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지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장애 치료제 보험적용 문제와 글로벌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현상으로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 불면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DORA 계열 약물이 국내에서는 비급여로 출시될 예정이라 환자들에게 부담돼 처방에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기면병 치료제 중 하나인 와킥스(Wakix)는 국내 가격이 글로벌 시장 대비 지나치게 낮아 제약사가 공급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신원철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수면질환은 개인 건강을 넘어 사회적 생산성과 공중보건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