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막는다…광역상황실이 중증환자 병원 선정(종합)
복지부·소방청 응급환자 이송 혁신 시범사업…호남서 진행
"경증은 119가 곧장 이송"…하반기 중 전국 확대방안 마련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의료자원 현황에 따라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중증환자 이송 병원을 정하고 경증환자 이송은 119구급대가 책임지는 내용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다음 달부터 광주와 전북, 전남에서 시작된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이같은 내용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업의 핵심은 △지역별 응급환자 이송 지침 마련 △중증도에 따른 이송 병원 선정 △정보 공유 강화 등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시범사업의 목적은 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고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합리적인 이송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시범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관계 기관들이 모여 각 지역별 이송 지침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시도별 응급환자 이송 지침을 중증도별·상황별로 구체적으로 개정하고 지역 내 병원·구급대·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끼리 개정에 합의하게 했다. 지침 개정 중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는 정부가 마련한 이송체계 혁신안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119구급대는 중증환자 정보(pre-KTAS 1~2등급)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프리-케이타스(pre-KTAS)는 한국형 병원 전 응급환자 분류 도구를 일컫는다.
pre-KTAS 1~2등급 중 심정지나 중증 외상 등 최중증 환자는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된다. 이밖에 중증환자는 광역상황실이 환자 정보를 토대로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이송 병원을 정한다.
만약 적정시간을 넘어 이송이 지연될 경우 광역상황실이 의료 자원 현황 등을 참고해 안정화 처치가 가능한 우선 수용 병원을 정해 환자를 수용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 환자 중 치료 후 다른 병원으로 이동이 필요하면 119구급대에서 환자 이동을 도맡는다.
정 장관은 '이송병원 강제지정' 우려를 두곤 "의료계에서 사법 리스크 등 우선 수용 위험을 많이 지적하는데 응급환자 의료사고 책임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시범사업에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다. 상황을 관리하겠다"고 소개했다.
비교적 경증인 pre-KTAS 4~5등급 환자는 수용 문의 없이 지침 등을 고려해 이송 병원이 결정된다. 중간급인 3등급 환자는 사전에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한 뒤 병원을 방문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효율적 이송을 위해 절단된 손발 수술(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은 인근 시·도 의료자원까지 고려해 상황별·증상별로 이송할 병원 목록도 정비한다.
이송체계 혁신(안)의 효과적 작동을 위해 119구급대, 병원, 광역상황실, 119센터 등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공유도 강화한다. 구급대는 현장에서 파악해야 할 환자정보 항목을 정비하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해당 정보를 병원과 광역상황실 등에 신속히 전달하도록 한다.
병원의 중환자실, 수술실, 자기공명영상(MRI·CT) 장치 등 의료자원 현황정보도 정비해 환자 수용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최신 상태로 관리한다.
정부는 시범사업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이송체계 혁신(안)의 전국 확산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응급의료, 소방본부 등이 참여할 운영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 운영위는 시범사업 세부운영 가이드라인, 사례 점검 계획 등을 논의한다.
운영위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올해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한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지역별 의료 여건에 따른 응급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시범사업 지역 외 다른 지역 지침도 정비할 방침이다.
이밖에 응급환자 중증도에 맞는 적정 치료가 병원별로 제공될 수 있도록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을 보완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추가 확충한다. 정 장관은 "지역사회, 복지부와 소방청 모두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번 시범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번 발표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정부가 시범사업 추진을 발표한 바 지역의 응급의료체계와 지침을 존중한다"며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번 시범 사업이 시작돼 학회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학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응급의료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응급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정책과 보장성 강화를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응급실 봉직의 등으로 구성된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특정 직역의 편의와 정치적 이해 득실을 고려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회원들의 불참을 설득할 것이다. 충분한 준비와 합의가 없는 시범사업은 혁신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기본 방향에 대해선 다들 동의하는데 일부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지역마다 온도 차도 있다"며 "의료진과 의료기관을 설득하고 있고 시범사업이 잘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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