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의대증원, 의학교육 붕괴 초래…14만 회원 총력대응"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 촉구 의사대표자대회…300여명 집결
학생 "의료계, 국민 설득할 노력 포기해선 안돼" 꼬집기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전국 의사들이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모여 졸속 증원 중단과 현장 의견 반영을 촉구했다. 자신들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4만 의사 회원이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이어갔다.
의협은 31일 오후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의학교육 현실 인정에 따른 졸속 증원 중단 △천문학적 건강보험 재정 파탄 규명 △전문가 의견 미반영 시 총력대응 등을 예고했다. 대표자대회에는 전국 의사단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무너진 의학교육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무리한 의대 증원은 결코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정해진 결론을 위한 부실 추계로 인한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24·25학번 의대생 1586명이 휴학 중인 상황에서 이들이 복귀해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들을 2027년 학사 운영은 이미 '재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태라며, 기초의학 교수 확보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교육부는 의학교육 현장을 조사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담당자 면담 수준의 요식 행위였다"면서 "시간에 쫓기지 말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와 절차를 통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았다면 억지로 증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대증원이 장기적으로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민이 부담하게 될 비용의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맹비판했다.
끝으로 "의협은 정부의 조급하고 독단적인 추진에 맞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의 정상화는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동의할 진짜 검증에서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날 대표자대회에 참석한 24·25학번 의대생 대표는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계도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포기한다면 의료는 관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선배 의사들을 직격했다.
김동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24·25학번 대표자단체 대표(부산의대 24학번 학생)는 이날 연대사에서 "우리가 촉구하는 것은 '의대 증원을 하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원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이 설명 가능하고, 현장이 감당 가능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주체가 분명한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의미"라며 "정책은 숫자로 시작할 수 있지만, 숫자로만 끝나선 결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교육 여건을 충분히 갖춘 뒤 학생을 받는 증원이 아니라 학생 수를 먼저 늘리고 교육 여건은 나중에 맞추겠다는 식으로 진행됐다"며 "교육 여건을 감당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증원은 충분한 준비를 갖춘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선배 의사 등 의료계를 향해서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순간, 의료계는 결국 전문가로서 신뢰를 잃을 것이며, 의료는 관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의료계가 사회와 소통해 온 방식, 국민을 향한 설명 태도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생 역시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 함께 고민하고, 책임을 나누겠다. 의료와 사회를 넘어 우리가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 있게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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