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증원 2월 결정, 580~800명 거론…입시 판도에도 영향

보정심, 2037년 의사 3660~4200명 부족…교육 여건도 검토
증원분 모두 지역의사제…정부 "지역서 헌신할 인재 양성"

서울 시내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2027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신입생을 매년 적게는 580명에서 많게는 800명 안팎으로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2037년 의사가 3660~4200명 부족하다는 추계를 토대로 의대 정원을 결정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전망치다.

보정심은 늦어도 설 연휴 전인 이달 둘째 주까지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증원분은 모두 내년 도입될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하게 된다. 이는 입시 지형을 넘어, 전국 고교의 진학 지도와 지역 간 인구 이동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월 중 규모 확정해야 대입 차질 없어…미니의대 증원 유력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금주 중 개최될 제6차 보정심은 그간 이어진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대학별 배분 방향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 규모를 확정하고, 교육부가 4월까지 대학별 배분을 마쳐 5월 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정심은 지난 회의를 통해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를 4260~4800명을 좁혔다. 여기서 2030년 신설 예정인 공공의학전문대학원과 6년제 지역의대 정원 총 600명을 뺀 뒤 나머지 정원을 5년간 균등하게 늘린다고 보면 매년 732~840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의대별 교육 여건을 감안해 '증원 상한률'을 대입해 본 보정심은 매년 579~585명 수준의 증원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50명 미만인 소위 '미니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지역 미니 국립대는 현 정원의 50%, 사립대는 30%를 증원 상한선으로 정하는 방식이 제시됐다고 알려졌다. 미니의대는 전국 17곳인데, 정부는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료계 상황을 고려해 적정 교육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의대의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빅5 병원과 연계돼 교육 인프라가 좋다고 평가받는 성균관대(40명), 울산대(40명)의 정원이 최소 10명 늘어 50명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역 필수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취지에 따라 국립 미니의대의 정원은 사립 미니의대보다 더 늘어나리란 전망이 나온다.

학생·학부모 이사 갈까…복지부 "10년 복무 오히려 부담될 것"

복지부는 "차기 보정심을 통해서도 양성 규모와 정책적 지원 방안 등을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향후 증원분을 모두 지역의사제로 배치한다는 방향을 예고한 데 따라 입시 현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역에서 10년 동안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전형은 전국 40개 의대 중 서울권 8개를 제외한 32개에서 이뤄진다. 학생·학부모 10명 중 6명 이상은 의대가 위치한 지역으로 이동해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21~25일 중·고 수험생과 학부모 총 9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의사제가 시행되면 의대에 진학(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3%였다. 진학 후 해당 지역에서 취업·정착할 의사가 있다고 한 응답자도 50.8%에 달했다.

반면, 진학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역에 장기간 거주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4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의사'라는 낙인에 대한 우려 32.9%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는 우려 14.8% 등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실제 가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인권 내에서도 해당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나눠진다. (경인권 내) 지역의사제 지역 가능지역으로의 이동 현상이나 서울권에서 경인권 등으로 연쇄적 이동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에 복지부는 지역의사제가 단순 입시 옵션이 아니라 10년 이상 헌신할 의사 양성 방안임을 재차 강조했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 졸업 이후 다시 대도시로 몰리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단기간 주소 이전이나 입시 전략 차원의 이동만으로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입시만을 목적으로 접근할 경우 이후 전공의 수련과 10년 이상의 의무 복무까지 봤을 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달 중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한 다음 교육부는 각 대학에 증원 신청을 받고 이를 토대로 3월 중 40개 의대에 정원을 배정한다. 이후 복지부와 교육부는 지역의사 선발 비율을 고시하면서, 4월까지 202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반영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