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애 "응급실뺑뺑이, 의사 수 문제 아냐…책임구조 바꿔야"
"불가항력까지 형사 책임…이 구조로 필수의료 못 지켜"
대표발의 '보호출산제'로 아이 500명 살려…"예산 확충 필요"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미애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으로 '의사 수 부족보다 구조적 문제'를 지목하며 "환자를 받았을 때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의료진 개인이 떠안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응급·분만·외상 등 필수의료 기피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지 않는 문제를 단순히 인력 부족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현실을 놓치는 것"이라며 "환자를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의료진 개인이 떠안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응급·분만·외상 같은 필수의료는 계속 기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료사고 책임 구조와 관련 "불가항력적 결과까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위험을 감수하려 하겠느냐"며 "필수의료 정상화를 이야기하려면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와 보호 장치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가 인상이나 인력 확충만으로는 현장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취지다.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폈다. 김 의원은 "정원을 늘리거나 특정 지역에 의사를 묶어두는 방식만으로는 장기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강제적 제도보다 필수의료를 해도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가 몇 명이냐보다, 위급할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필수의료 붕괴가 건강보험 재정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고 봤다. 그는 "필수의료가 무너지면 중증 환자가 상급병원으로 몰리고 이는 곧 의료비 급증과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보장성 확대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여력을 이유로 구조 문제를 미루면 결국 의료체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전달체계와 책임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재정 안정의 출발점"이라며 "의료개혁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속도전 개혁이나 숫자 중심 대책은 현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의료계와의 소통을 통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복제약 약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선 "물가는 계속 오르는 반면 약값은 상당 기간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는데 약가를 인하하면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겠냐"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중개업 겸업을 금지하는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정보 제공이 목적이라면 정부가 공공 시스템으로 약·약국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며 "특정 민간 플랫폼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는 국민 편익과 공공성 관점에서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닥터나우 방지법은 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제기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24시간 위기임신 안심상담' 전화번호를 뜻하는 '1308' 배지를 국회의원 배지 위에 착용하고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1308 배지는 그가 최고의 입법 성과로 꼽는 '위기임신 보호출산제'의 핵심인 안심상담 전화번호로,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자부심과 더 많은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담겨 있다.
보호출산제는 임신·출산 사실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위기에 놓인 임산부가 의료기관에서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미혼모 등이 화장실, 모텔 등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유기해 숨지는 일이 빈발하자 김 의원이 2020년 대표 발의해 2023년 국회를 통과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7월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총 1만 2135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508명의 아이를 살린 것으로 집계됐다. 500여일 동안 매일 1명의 생명을 지킨 셈이다.
김 의원은 보호출산제 시행 성과를 매달 점검하고 예산 확보를 위해 힘쓰며 '입법 AS'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308 상담원들이 퇴근 이후에도 휴대전화로 상담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상담 인력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온 나라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아이 1명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라며 "제도를 활용해 최대한 생명을 살리고 여성의 건강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애 의원 프로필
△경북 포항 △동아대 법대 △사법연수원 33기 △김미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엽회 어성폭력방지 및 아동 법률지원변호사단 △부산지체장애인협의회 자문변호사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부산시 여성아동보호위원회 위원 △부산국세청 납세자권익보호위원회 위원 △제21대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구을) △제22대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구을)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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