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서울권 의대증원 5년간 1930~4200명…"함께 갈 길 찾자"(종합)

복지부 토론회…2월까지 규모 정하며 지역, 대학 배분
패널마다 견해차 "증원은 시작일 뿐, 상충 가치 조정"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 실장이 22일 서울 웨스틴조선 서울 오키드룸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2037년 국내에 부족한 의사 수를 2530명에서 4800명으로 책정한 가운데 4년제 전문대학원인 '공공의대(신설)'와 6년제 '지역신설의대' 양성분을 감안·제외하면 앞으로 5년간 기존 의대에 1930~4200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증원분을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의대증원을 둘러싼 각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는 양상이다. 1명도 늘릴 수 없다는 의사들의 주장은 무용하다는 비판,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의대증원은 어렵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2030년부터 공공의대, 지역신설의대 100명씩 선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22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의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 및 적용방안' 발제를 통해 5년간 32개 비서울권 의대에 1930~4200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은 2037년 부족 인원 충원을 위해 매주 회의하며 5년간의 증원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보정심은 6개 수급 추계 모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2037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를 2530명에서 4800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보정심은 공공의대와 신설의대가 2030년부터 연 100명씩 학생을 선발한다고 가정했다. 4년제 전문대학원 형태의 공공의대는 2034년부터 100명씩 400명, 6년제 신설의대는 2036년부터 100명씩 200명 총 600명을 제외할 경우 기존 의대에 1930~4200명이 충원돼야 한다.

보정심은 증원분 전부를 별도의 전형으로 뽑아, 10년간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로 배정하는 안을 거론한 바 있다. 복지부는 이 지역의사제를 서울 제외 9개 권역 32개 의대에 도입할 방침이다. 이제 몇 명 증원할지, 어느 지역 어느 대학에 배분할지 정해야 한다.

22일 서울 웨스틴조선 서울 오키드룸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 실장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는 2월까지 2027학년도 이후의 증원 규모를 정하고 4월까지 대학별 배분을 확정해야 5월 모집요강을 발표할 수 있다. 증원된 인력은 지역의사제 또는 공공의대·지역신설의대 등 모두 지역 필수의료에 종사할 예정이다.

증원 규모와 배분에 있어 남은 쟁점은 △공공의대·지역의대 신설 일정의 불확실성 △부족 규모에 대한 기준 △5년간 균등 배분과 단계적 증원 중 선택 등이 있다. 더불어 1년 6개월여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대 '더블링' 현상 등 교육의 질 문제도 고민거리다.

올해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그리고 지역신설의대에 대한 제도를 설계한 뒤에도 내년 첫 입학생을 받고 2033년 첫 입학생의 첫 졸업, 2037~2038년 첫 배치, 2043~2047년 첫 복무종료 등 20여 년의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숙의 끝에 확정 지어야 한다.

신 실장은 "증원은 시작일 뿐, 2040년 정착까지 긴 여정으로 의료계·정부·지역·대학·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진화가 필요하다"며 "누가 이기느냐가 아닌 '어떻게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 상충하는 가치 간 조정을 통해, 모두 함께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첨언했다.

다양한 주장 제기…정부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 재차 강조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의대증원을 놓고 다양한 주장을 제기했다. 1명도 늘릴 수 없다는 의사들의 주장은 무용하다는 비판,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의대증원은 어렵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의사 수 추계를 정밀하게 재진행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사 부족 숫자가 점점 줄었고 이제 최소치가 마치 최대 기준인 것처럼 발표되고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최대치 4800명은 환자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의사 인력은 최소치가 아니라 충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승연 강원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를 시사하며 "추계를 과학적으로 정확히 할 수 없다. 정책의 차원인데 의사들도 책임감 있게 의견을 내야 한다. 1명도 늘리면 안 된다고 얘기하면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현재 의대생의 교육 여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블링 현상으로 한 학년에 175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면서 "교육 및 수련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는 점진적, 단계적인 증원이 필요하다"고 우려 입장을 드러냈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추계를 한 뒤 지역신설의대·공공의대 등 정책을 구상해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 정책 실패 가능성이 벌써 커졌다"며 "2033년까지 의사 부족분은 없다. 여유를 가지고 추계해야 하고, 서두를 게 없다"고 재추계 필요성을 제언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이 22일 서울 웨스틴조선 서울 오키드룸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오늘 토론회 논의 내용들은 다음 보정심에 보고해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논의 시 위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대 정원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