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400개 읍·면 '무의촌' 전락…복무 단축 등 제도 개선돼야"

연간 700명 수준→250명으로 급감…"앞으로 더 줄 듯"
"국방부·병무청, 배정 기준·중장기 수급 전망 공개해야"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장이 서울 종로구 뉴스1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앞으로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공보의) 수급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경우, 최소 400개 이상의 읍·면 지역이 무의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20일 "2026년도 신규 의과 공보의 수급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지역 의료의 심장이 멎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0년까지 연간 700명 수준이던 신규 의과 공보의가 지난해에 250명으로 급감했다.

대공협 자체 조사 결과, 전국 1275개 보건지소 중 459개는 반경 4㎞ 이내 민간 의료기관이 전혀 없어 보건지소가 지역 내 유일한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 중이었다.

대공협은 "공보의 감축으로 보건지소 운영이 마비될 경우, 최소 400개 이상 읍·면 지역이 '무의촌'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방부와 병무청이 공보의 수급 결정권을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배정 원칙이나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공협은 "당초 수립된 수급 계획을 원칙대로 이행함은 물론, 보건복지부가 요청한 신규 공보의 규모를 전격 수용하고 일방적인 인력 감축안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지방 치안 인력을 75% 감축하는 게 주민 안녕을 직접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 인력의 급격한 소멸은 지역 보건 체계를 허울뿐인 '빈 껍데기'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공협은 "기능을 상실한 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보건지소와 문은 열려 있으나 의사가 없는 의료원은 주민들을 평생 살아온 고향 땅에서 '의료 난민'으로 내모는 행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사병과 비교해 과도하게 긴 복무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대공협은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일반 사병의 복무 기간이 18개월인 데 반해 공보의 등 일부 보충역의 복무 기간은 수십 년째 37개월을 유지하고 있다.

대공협은 "복무기간 현실화는 공보의 수급 기반을 회복할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며 "국방부는 현장의 데이터와 주무 부처의 권고를 엄중히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재일 대공협 차기 회장은 "신규 공보의 수급이 끊긴다면 지역 의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정책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성환 회장은 "국방부와 병무청은 배정 기준과 중장기 수급 전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현장의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