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 "mRNA 치료제 '택배상자' 크기가 성능 좌우"
지질나노입자 크기와 유전자 전달 효율의 상관 관계 규명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주목받은 mRNA 기술이 암과 희귀질환 치료로 확장되는 가운데 mRNA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핵심 운반체인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의 '크기'가 전달 효율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장 구희범 교수(교신저자·가톨릭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와 김부건 박사, 박철희 연구원(공동 제1저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질나노입자의 크기 변화가 세포 내 전달 효율과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mR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는 약효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인 mRNA를 세포 안으로 보내는 치료 기술이다. 하지만 mRNA는 체내에서 매우 불안정해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이를 감싸 보호하고 세포까지 운반하는 전달체가 필요하다. 이런 '택배상자' 역할을 하는 것이 지질나노입자다.
연구팀은 동일한 지질 성분과 동일한 mRNA를 사용하면서 지질나노입자의 크기만 달리해 실험을 진행했다. 미세유체(microfluidic) 기술을 활용해 나노미터 단위에서 입자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했다.
실험 결과 입자가 작을수록 세포 안으로 더 잘 유입되고 단백질 생성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작은 입자가 세포막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지질나노입자가 무조건 작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었다. 지나치게 작은 입자의 경우 체내 환경에서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입자 표면을 보호하는 물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오히려 전달 효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는 mRNA 치료제 개발에서 '최적 크기'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질나노입자가 형성되는 물리적 원리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지질나노입자의 크기는 복잡한 난류가 아니라 분자들이 자연스럽게 퍼지는 확산 지배적 혼합 과정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복잡한 장비 없이도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으로 지질나노입자의 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mRNA 치료제의 대량 생산과 공정 표준화에도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NA 전달체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서 ‘입자 크기’의 중요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앞으로 다양한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mR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달체를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을 비롯해 중견연구사업,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 Post-Doc 성장형 공동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IF 12.6)에 게재됐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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