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안 했는데 4년 생존율 100%"…직장암 치료, 새로운 선택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직장암 다학제팀, 직장암 환자 17명 추적 관찰
치료 반응 좋은 환자에게 짧은 간격 '정기 검진' '항암치료'가 핵심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강북삼성병원 직장암 다학제팀이 수술 없이도 장기 생존이 가능한 비수술 치료 전략의 임상 성과를 확인했다.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영상과 검사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 도달한 환자군에서 적극적인 비수술 관리와 보조 항암치료를 병행했을 때, 4년 전체 생존율이 100%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직장암 다학제팀은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한 뒤 치료 반응을 추적한 전향적 임상 연구 결과 8일 공개했다. 연구는 항문으로부터 8㎝ 이내에 발생한 비교적 진행된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치료 후 영상 검사와 내시경, 조직 검사에서 암이 더 이상 관찰되지 않는 환자를 선별해 수술하지 않고 치료를 이어갔다.
분석 대상은 총 89명의 직장암 환자였다. 이 가운데 항암·방사선 치료 후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 환자는 17명으로, 전체의 19.1%에 해당했다. 이들 환자에게는 단순히 치료를 중단하고 지켜보는 방식이 아니라, 4개월 동안 먹는 항암제(카페시타빈)를 추가로 투여하는 적극적인 비수술 치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중앙 추적 관찰 기간 31.4개월 동안 17명 전원이 생존해 4년 전체 생존율은 100%로 확인됐다. 암의 국소 재발을 제외한 4년 무재발 생존율은 77.8%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동안 암이 다시 자란 사례는 6명(35.3%)에서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수술이나 국소 절제, 추가 항암치료를 통해 조절됐다. 최종 평가 시점에서는 15명(88.2%)이 암이 재발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에서 적용된 비수술 치료 전략은 기존의 '관찰 후 대기(watch-and-wait)' 접근과 차이가 있다.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에게 수술을 바로 시행하지 않되, 추가적인 항암치료를 병행하면서 짧은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실시해 암의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치료 후 1~2년 동안은 2~3개월 간격으로 영상 검사와 내시경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적극적인 관리가 장기 생존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장 기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암은 항문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표준 치료인 직장 절제 수술을 시행할 경우 영구 장루 형성이나 배변 조절 기능 저하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항암·방사선 치료 후 암이 사라진 환자에게도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져 왔다. 해외에서도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생략하는 치료 전략이 시도돼 왔지만, 아직 표준 치료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태다.
이번 연구는 여러 진료과가 함께 환자를 평가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바탕으로, 암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를 엄격히 선별하고, 추가 항암치료와 체계적인 추적 관찰을 결합한 치료 전략이 실제 임상에서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다. 특히 암이 다시 자라는 경우에도 대부분 추가 치료로 조절이 가능했고, 장기 생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구동회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직장암 환자 중 일부에서는 수술 없이도 우수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음을 전향적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정밀한 환자 선별과 면밀한 추적 관찰이 전제된다면, 수술 부담이 큰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대 외과 교수도 "비수술 치료 전략의 성공 여부는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느냐와 치료 이후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영상 검사, 내시경, 조직 검사를 종합한 다학제적 판단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대상 환자 수가 많지 않고 단일 기관에서 수행된 연구라는 한계가 있어, 향후 여러 병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암의 재발과 원격 전이를 줄이기 위한 최적의 항암치료 기간과 추적 관찰 주기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 및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지난해 3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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