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꾸리는 의료·복지·보건·돌봄…"체계 모두 바꿀 때"[2026 돌봄·의료 전망]
[인터뷰] '돌봄 전문가'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장
"의료가 곧 돌봄…서비스 제공부터 제도, 체계 변화해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최근 각계가 인공지능(AI)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돌봄과 의료 분야에 관련 예산도 늘었습니다. 다만 인력을 줄일 수단으로 (AI를) 접근해선 안 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함으로써 생계를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돌볼 수 있을지, 돌봄 인력이 더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지, 의료-복지-보건-돌봄이 연속선상에서 체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간호대학에서 지역사회 간호학을 가르치고 있는 '돌봄 전문가'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학장(교수)은 지난달 2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서비스 제공부터 제도와 체계까지 모두 바꿀 때가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들어 전국에 '통합돌봄 사업'이 시행되고, 지역 필수 공공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가속화된 가운데 본질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가 살던 데서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연계하는 '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돼 오는 3월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장숙랑 교수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보건복지부의 '통합돌봄정책위원회'에도 참여 중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돌봄 민주사회로 나아갈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간 고르게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 여건과 인력 현황에 격차가 있어, 자체 부담이 큰 지역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할 세심한 계획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시간과 경험의 차이로 오는 성과의 격차가 올곧이 지자체 책임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주민의 돌봄 요구를 다루기 위한 수준 높은 '돌봄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예컨대 주민센터에 최소 1~2명의 전담 인력이 통합돌봄 지원 대상자 신청을 받고 욕구나 필요도에 따라 상담,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사회복지직과 간호직이 함께 다학제로 활동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면서 "정부의 기준 인건비와 추가 인력 지원이 충분한지 고려해 봐야 하며 확보된 인력이 돌봄 매니저가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과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무를 위한 교육과 훈련 역시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속적인 전문성 강화, 기존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 차원의 인력 관리 방안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 또 통합돌봄을 완성해 나가기 위한 중앙 정부-광역-기초 지자체 간 역할 분담, 그에 따른 책임도 설정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안전망이 먼저 탄탄하게 구축되는 게 기본 전제"라면서 "사회 서비스의 공공 인프라를 확충하고 모든 지역 주민이 지속해서 의지할 '일차 보건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적 향상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통합돌봄을 위한 예산 마련에 의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투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결국 통합돌봄도 '돈' 문제 아니냐는 물음에는 "재정 분담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제는 논의돼야 한다"며 '공공성 확대' 기조에 대해선 "초고령화 지역의 의료 공백을 해결해야 하지만 공급 확대만으론 쉽지 않다. 공공 주도로 일차 보건의료를 강화하고 여러 지역 의료자원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직역 간 업무 위임, 이양이 가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연내 구체적인 '간병비 급여화'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이와 관련, 그는 "열악한 간병의 질, 처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비용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닐지 걱정"이라면서 "배치 기준 등 요양병원 형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제안하고 싶다. 기능을 개편해 입원 필요도 낮은 환자는 지역 통합돌봄으로 도와야 한다. 간병인을 공적 인력으로 흡수하기 위한 절차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지역에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할 '지역의사제'를 놓고선 "하나의 정책적 도구로 작동되길 기대한다"면서 "동네 의원을 개원하려면 1년 이상 수련을 의무화하는 방안, 지역의료 이용 시 인센티브 지급, 간호사 등에 의한 일차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뿐만 아니라 비의료 서비스도 급여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논의를 했으면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릴 '핵심 레버'로 의사 외 다른 인력이 호명된 적 있었을까"라면서 "표준화해 일차보건의료 역할을 분담하고 이양해야 한다. 이 역시 '혁신'이며 통합돌봄 대상자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할 방문간호 서비스 공급 모형이 필요하다. 의료가 곧 돌봄이며, 돌보는 의료를 성취할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 제공자부터 제도, 체계가 변화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의, 조정할 구조가 잘 작동돼야 한다"며 "최근 AI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관련 예산도 늘고 있지만 돌봄 제공자가 생계를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돌볼 수 있을지, 건강한 작업 환경을 갖출 수 있을지, 국가가 돌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료-복지-보건-돌봄이 연속선상에서 책임 있게 체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을지 질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숙랑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장 프로필
△서울대학교 간호학사,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박사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정책위원회 위원 △건강정책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건강형평성학회 회장 역임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회장 역임 △한국간호대학(과)장 협의회장 역임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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