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 회장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제2 의료사태' 우려"
[신년사] "검체검사 위수탁, 관리급여 지정 등 의료계 근간 위협"
"붕괴된 의료체계 재건까지 5~10년 필요…지금이 골든 타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새해를 앞둔 31일 "의료 정상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먼 와중에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잘못된 정책과 제도들의 '제2의 의료사태'를 우려하게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금 정부와 국회에서 추진하는 여러 정책으로 인해 의료계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불합리한 관리급여 지정,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 면허체계를 뒤흔드는 한의사 X-레이 사용 시도와 성급한 의대 신설 논의 등 의료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정책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는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일차의료의 생존을 위협하고, 의사에게 부여된 처방권과 진료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나아가 의료법이 규정하는 면허 범위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심각한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의협은 각 직역과 학회, 시도의사회가 참여하는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에 분명히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역·필수의료와 관련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으로 내놓은 방안들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고질적인 저수가, 과도한 업무강도,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역의료를 살리려면 인력을 억지로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인프라와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며 지역의사제 등 제도를 비판했다.
김 회장은 "붕괴된 의료체계를 온전히 재건하기까지는 앞으로도 5년에서 10년의 지난한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의료계는 단 1분 1초도 허비해서는 안 될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을 향해 "의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잘못된 정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보건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악법, 악제도와 싸우는 의사들의 충정을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선 "전문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며 현장을 정확히 이해해야 올바른 정책을 만들 수 있고, 건강한 복지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며 "독단적인 정책 강행으로 의료계와 각을 세우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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