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종 있다고 모두 암 아냐"…대장내시경이 대장암 막는 이유

문정락 교수 "조기 제거로 대장암 90% 이상 예방"

문정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부터 앞서기 쉽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대부분의 대장용종은 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바로 제거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면 대장암 예방 효과가 90% 이상에 이른다고 조언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장은 소장에서 이어지는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분으로 수분을 흡수하고 대변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대장 점막 일부가 혹처럼 돌출되는 병변을 '대장용종'이라고 부르며,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특히 40대 이후부터 발생 빈도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정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용종은 생각보다 흔한 병변으로, 모든 용종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형성 용종이나 염증성 용종처럼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문 교수는 "선종성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종성 용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선종이 조기 대장암으로 진행되기까지는 평균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내 대장내시경으로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용종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 내부를 관찰하고, 용종이 확인되면 즉시 절제한다. 크기가 5㎜ 미만인 작은 용종은 집게로 제거하거나 소작으로 없애며, 5㎜ 이상일 경우에는 올가미 형태의 기구를 이용해 절제한다.

제거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종류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평가한다. 조직검사 결과와 용종의 크기, 개수에 따라 추적검사 주기도 달라진다. 위험도가 낮고 완전히 제거된 경우에는 3~5년 후 재검사가 권고되지만, 용종이 여러 개이거나 크기가 1㎝ 이상인 경우에는 더 짧은 간격으로 추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검사지만, 검사 전 장을 깨끗이 비우는 '장 정결' 과정이 필수다. 이 과정이 힘들어 검사를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에는 알약 형태를 포함한 다양한 장 정결제가 도입되면서 환자 부담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의료진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제제를 선택할 수 있다.

검사 전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한 확인도 중요하다. 특히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시술 3~5일 전 약물 중단 여부를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최근에는 40대 이하에서도 용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가족력이 있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음주·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더 이른 시기에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정락 교수는 "대장용종 예방을 위해서는 검사뿐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며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역시 대장 건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