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검역 '여행자 예방'으로 전환…엠폭스 검역감염병서 해제
여행자에 '통합 건강 정보' 제공…내년까지 플랫폼 구축
선박·항공기 위생관리 개편…'통합검역관리매뉴얼' 확립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여행자에게 통합된 건강정보를 제공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입국자 중심으로 제공하던 '감염병·건강정보' 문자를 카카오톡을 활용한 출국자 정보제공으로 확대한다. 호흡기 증상자 중 희망자에게 감염병 검사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전국의 모든 검역소로 확대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2일 검역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여행자 건강 중심 검역체계 구축 추진(안)'과 내년 1분기 중점·검역관리지역 지정, 엠폭스 검역감염병 해제를 각각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질병청은 '감염병 유입 차단' 중심 검역에서 '여행자 건강 예방' 중심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수행한 검역 개선 시범사업 등을 통해 효과성이 확인된 사업들을 본사업화하고 2027년까지 제도화하는 내용으로 이번 추진안을 마련했다.
국제 이동은 팬데믹 발생의 가장 높은 위험 요인 중 하나이므로 위기 시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검역 역량을 유지하고, 평시에는 국제적 흐름에 맞춰 예방과 정보 제공 중심의 검역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국민 정보 제공 등 예방 중심 정책을 강화한다.
우선 여행자에게 통합된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해 '여행건강알림e' 플랫폼을 내년까지 구축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Travelers’ Health), 영국 보건안보청(Travel Health Pro)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여행 전-중-후 필요한 정보를 하나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사이트는 △국가별 여행건강 △중점검역관리지역 △건강한 여행준비 △국제공인예방접종 △검역정보 △여행자 이용 서비스 △국민참여 메뉴를 제공할 예정인데 검색 기능 강화, 여행자 상담 기능을 통해 이용 편의성을 높인다.
입국자 중심으로 제공하던 '감염병·건강정보' 문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카카오톡을 활용한 출국자 정보제공으로 확대한다. 기존 중점검역관리지역 입국자 중심 안내에서 벗어나 제공 대상을 일부 검역관리지역 출국자에게도 확대하고, 국민 편의를 위해 카카오톡 및 문자로 제공한다.
'호흡기 검사 서비스'는 내년 2월부터 전체 13개 검역소로 확대한다. 해외입국자 대상 1급 검역감염병에 대해 역학적 연관성이 없으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중 희망자에게 검사해 주는 것으로 3종(동물인플루엔자, COVID-19, 인플루엔자 A/B)의 검사 결과는 문자로 본인에게 통보한다.
AIoT 검역 심사대 등 여행자 친화적 검역 솔루션(AI 검역관)을 공공 AX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에 개발한다. AI로 입국자 데이터, 해외감염병 감시정보를 활용해 검역조사를 지원하고, 외국인이 편리하게 증상 신고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김해공항에 적용한다.
'공공 AX프로젝트'란 각 부처의 공공 인공지능(AI) 활용 수요를 반영하고 공공부문 인공지능 대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입국장별 공간, 여객 동선 등을 고려해 원격 발열감시 카메라 등을 설치한다.
이와 함께 유관 학회 등과 협력해 입국자에게 감염병 증상이 발현됐을 때 방문할 여행의학클리닉 등 전문의료기관과 연계해 '공항과 항만-의료기관-지역사회'가 연계될 수 있도록 협조체계를 구축한다.
선박 위생을 관리하는 국제표준인 선박위생증명서(SSC)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지침에 따라 증명서 발급 절차를 내년부터 표준화한다. 증명서 발급 시 현장에서 검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며, 타국에 비해 낮은 검사 수수료는 국내외 형평성에 맞게 인상, 정비한다.
한국은 지난 1977년 시행규칙이 제정된 뒤 50년간 총 3차례 개정된 데 그쳤다. 현재 2만~10만 원인데 비해 일본은 15만~50만 원, 영국은 20만~80만 원, 호주는 정액제로 160만 원, 미국은 1100만 원~9400만 원에 책정됐다.
항공기 위생은 선박과 같이 보건위생관리를 위한 조사가 가능하도록 '검역법' 개정을 추진하며, 항공기 위생 관리 및 항공기를 통한 감염병 매개체 유입에 대한 조치방안을 오는 2027년까지 검토한다.
검역 역량과 관련해선,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 코로나19 사례 기반으로 신종감염병 발생 전 과정에 대해 검역대응-인력확보-검사-격리-이송 등을 망라한 통합검역관리매뉴얼을 내년까지 마련한다. 또한 국민 참여 중심 '검역의 날'을 검역법 내 법정 기념일로 지정 추진한다.
이밖에 내년 1분기에는 마버그열이 유행 중인 에티오피아를 포함해 총 24개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시행 예정이다. 중점검역관리지역이란 현지의 검역감염병이 치명적이고 감염력이 높아 집중적인 검역이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다만 콩고민주공화국은 최근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 종료로 해당 질병에 대한 중점검역관리지역에서는 해제되지만, 페스트 발생 현황을 고려해 페스트 중점검역관리지역 지정은 유지된다. 이로써 검역관리지역은 직전 분기보다 8개국 감소한 176개국으로 조정된다.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엠폭스(MPOX·구 원숭이두창)는 2022년 세계 각국으로 확산한 바 있다. WHO가 지난 9월 엠폭스에 대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공식 종료함에 따라, 질병청은 엠폭스를 검역감염병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해제한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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