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혁신위원회' 출범…"의료체계 다시 설계해야"
정기현 위원장 "의료갈등에 임기응변 30년…신뢰없는 성장은 한계"
"환자·지역 중심으로 의제 명확화…사회적 합의 만드는 체계 필요"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고령화·인구감소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의료혁신위원회'가 11일 공식 출범했다.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정기현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의료체계의 근본적 신뢰 기반은 확보하지 못했다"며 "의료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의료혁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의료환경을 "빠른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역 문제가 결합·중첩돼 기본적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고 그중 의료가 가장 현실적인 위협으로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역량을 갖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만의 해법은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은 의료 갈등이 장기화된 원인과 관련해 "전 국민건강보험과 의약분업 이후 30년 가까이 즉자적으로 임기응변으로 대응해 왔다"며 "상대를 악마화하고 힘으로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는 갈등이 사라지지 않았다. 사회적 비용만 치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잘잘못을 탓할 것이 아니라 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정책이 난항을 겪어왔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사회의 의료체계 구축은 신뢰 기반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의료인의 헌신적 직업의식과 이를 뒷받침할 사회·경제적 환경이 조화돼야 작동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는 기초적 사회적 합의 기반과 체제 운영 거버넌스를 갖추지 않고 성장해 왔다"며 "성과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지속발전을 높이는 신뢰자산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장은 의료혁신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환자중심·사람중심 관점의 의견 수렴 △지역 관점에서의 논의 활성화 △안건과 의제의 명확화와 해결 과정 설계를 제시했다.
그는 "단지 지난 정권의 정책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30년 의료체계·구조를 설계하고 실제 정책이 달라지는 의료혁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오늘 혁신위 출범은 국가가 체계를 움직이고 관리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고 모두가 신뢰하는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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