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30년 신축이전…국가 공공의료 최상위 중심기관 도약"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 "민관 협력, 지역 단위 연결 강화할 때"
의료 인력-운영 역량 강화 필요…"자생력 키울 수 있게 지원해야"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뉴스1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구교운 기자

"현 위치 바로 옆 미 공병단 부지로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2026년 말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단순한 현대화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제공해야 할 필수의료의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의료원 내에서 뉴스1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진료, 연구 교육 전반의 역량과 인프라를 강화하며 국가 공공보건의료체계의 최상위 중심 기관으로 도약해 나가겠다. 국가와 지역을 잇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아프면 믿고 찾아갈 수 있는 공공병원될 수 있도록 혁신"

응급·외상 분야 권위자로 꼽히던 그가 올 3월부로 병원 경영인의 길을 걷게 된 데는 국립중앙의료원 역량, 역할 강화에 힘써달라는 주위 권유가 있었다. 2012년 의료원에서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등 보직을 맡아 진료 활성화와 병원 현대화를 지휘했던 경험을 다시 펼쳐달라는 취지다.

그는 "팬데믹 상황을 지나면서 떠나갔던 환자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며 "환자가 전년 대비 9.1% 증가했으나,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세스 혁신 추진단을 꾸려 인공지능(AI) 활용 등 의료 질 향상 과제를 진행하고 병상 가동률을 높일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원은 우수 의료진·의료기기 확보와 온라인 예약 시스템 도입뿐만 아니라 중앙감염병병원 역할을 하며 서울권역외상센터 운영 등 '감염, 외상 분야 필수의료 특성화 기능보상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응급·치매·모자 국가중앙센터를 운영하면서 공공의료 정책 등에 이바지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 필수 공공의료 확충'을 공언하며 공공병원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걸 두고는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장비 중심의 현대화는 상당히 진전됐으나, 인력 부족과 운영 역량 약화는 여전히 미해결됐다는 이유에서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 원장은 "상대적으로 단기간 결과가 나오는 시설·장비 확충에 지원이 집중됐다"며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의사 인력에 대한) 빠른 사회적 합의를 기대한다"며 "회복을 위한 지원과 더불어 컨설팅을 제공해달라. 경영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공·민간이 협력하는 지역 단위 연결체계를 강화해 지속 가능한 필수의료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결'과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 내 민간병원, 응급의료기관, 소방서, 보건소 등 여러 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연결 구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에서 스스로 필수의료 문제를 찾아 해결해 나갈 구조를 갖춰야 비로소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불 보상제도 등 정책적 보상을 제언했다. 의료원은 관련 근거가 될 연구를 하며, 국가와 지역을 잇는 연결 플랫폼이 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원에 필요한 지원에 대해선 "안정적인 국가 중앙감염병병원과 서울권역외상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시범사업이 아닌 본사업화가 요구된다"면서 "성과 달성에 따라 보상을 확대하는 등 국가병원으로서 진료 혁신을 위한 적절한 규모의 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부에 있는 데다 주변 '빅5 병원'과 경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빅5 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환자를 보는 게 바람직하며 국립암센터와 우리는 필수의료에 특화된 병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염·외상 특화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의료의 리더로서 평시에는 양질의 필수의료 서비스를,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의료 대응 체계의 총괄기관으로서 역량을 혁신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국민께 아프면 믿고 찾아갈 수 있는 공공병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 컨트롤타워 기능…기재부와 신축이전 총사업비 협의 중"

의료원과 서 원장에 가장 큰 숙제는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이다. 오는 2026년 말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현 위치 인근 서울 중구 방산동 미 공병단 부지로 총 776병상 규모의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공보행통로와 공개공지, 그리고 건물 저층부 녹지 공간을 조성해 녹지 축과 보행 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부지 내 근대 건축자산인 경성소학교 건물은 보존해 전시장이나 카페, 라운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미군에 반환받은 뒤 국방부에서 기존 건축물 철거, 문화재 조사, 토양 환경정화를 마쳤고 이달까지 부지 정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기본설계, 조달청의 중간설계 적정성 검토를 끝냈다. 기획재정부와 면적 규모, 공사비 증액 등 총사업비 조정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및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조감도.(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총사업비 조정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그는 "단순 현대화, 기관 강화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제공해야 할 필수의료의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국가 감염병 대응과 공공보건의료 체계 구축을 건립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공공의료의 미래를 이끌면서, 국민에 신뢰받고 싶다"며 "진료, 연구, 교육 역량과 인프라 강화를 바탕으로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며 의료원이 국가 공공보건의료체계 최상위 중심기관으로 도약해 나가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프로필△서울대학교 의학사, 석사, 박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장, 중증외상센터장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대한외상학회 회장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공공보건의료본부장 △서울대 의과대학 국제재난의학 연구센터장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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