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백신, 심혈관·만성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 심혈관 질환 위험 23% 낮춰
천식(32%), 간질성폐질환(22%) 등 호흡기 질환에도 도움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심혈관 질환, 만성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경희대의료원에 따르면 연동건 경희대 의대 디지털헬스학교실 교수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각각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IF: 39.3)과 국제학술지 '알러지'에 게재했다.
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varicella-zoster)'가 체내에 잠복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재활성화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생률이 특히 높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대상포진 발병 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대상포진 백신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50세 이상 개인 약 220만 명을 포함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상포진 생백신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약 23%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에 대한 예방 효과가 명확했다. 이런 보호 효과는 최대 8년간 지속됐다.
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상포진 생백신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규모 장기 추적 데이터를 통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성과"라며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 교수는 대상포진 생백신이 50세 이상 성인의 만성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도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12~2021년 건강보험·국가검진·예방접종 자료를 통합 분석한 결과, 생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 대비 COPD(30%), 천식(32%), 간질성폐질환(22%) 발생 위험이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
입원 위험 역시 최대 46% 감소했으며, 접종자들은 8년 추적 기간 COPD는 23일, 천식은 26일 더 '질병 없이' 지내는 효과가 나타났다. 보호 효과는 접종 후 1~2년에서 가장 뚜렷했고 최대 6년까지 유지됐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만성 호흡기질환 위험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예방 전략이라고 결론지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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