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리면 며칠 쉬어야 하나…의사가 말하는 '격리기간'은
"독감, 단순 감기 아냐…폐렴·심혈관질환 등 합병증 가능성"
증상 시작 후 5일간 전염력 가장 강해…"최소 3~5일 쉬는 게 안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올해 독감 유행이 두 달 앞당겨지면서 발열·기침이 가라앉기 전 최소 3~5일간 등교·출근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료계 권고가 나왔다. 늦게라도 예방접종을 받으면 겨울·봄철 유행에 모두 대비할 수 있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월16일∼22일) 기준 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환자분율은 1000명당 70.9명으로 집계됐다. 43주 13.6명에서 44주 22.8명, 45주 50.7명, 46주 66.3명으로 5주 연속 증가했다.
이래석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은 단순 감기가 아니며, 폐렴·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65세 이상,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같은 기본 수칙이 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A형(H3N2)이 검출되고 있다. 이 교수는 "A형은 대규모 유행을 잘 일으키며 고열·호흡기 증상이 조금 더 흔하다"며 "B형은 변이가 적기에 대규모 유행은 드물며 구토 같은 위장관 증상이 다소 많을 수 있으나, 발열 기간과 중증도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형이 항상 더 심하다"는 통념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의 핵심은 예방접종이다. 이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면역증강 백신이 도입되고 동일하게 안전하면서 우수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는 약 2주가 필요하다. 국내 독감은 매년 12월~1월 1차 유행, 3~4월 2차 유행이 반복되는 만큼 12월 초 접종도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독감은 여러 아형의 A형·B형 바이러스로 구성돼 있어 한 번 감염을 겪은 뒤에도 다른 유형으로 재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남은 유행기 동안 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접종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후 활동은 대부분 가능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 교수는 "피로감이나 미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과로, 격한 운동은 하루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며 "큰 이상이 없다면 근무를 이어가도 된다”고 말했다. 또 "피로감·미열 발생 시 비스테로이드계 진통소염제는 항체 형성에 영향이 없으므로 필요 시 복용한다"고 밝혔다.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 진행과 입원을 막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독감 진단 후에는 격리 기간과 치료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독감은 증상 시작 후 약 5일간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며 "일반적으로 열이 가라앉고 기침이 크게 줄어든 시점까지 최소 3~5일간 등교·출근을 쉬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제 복용 시기도 핵심이다. 독감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등)는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할 때 치료 효과가 가장 크다. 이 시기를 넘기면 약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48시간 이후라도 노인·만성질환자 등 합병증 고위험군에서는 중증 진행을 막기 위해 투여가 권장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제 선택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경증 독감 상황에서는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는 타미플루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다"며 "따라서 알약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페라미플루(정맥 주사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증 환자나 면역저하자에서의 근거는 제한적이므로, 가이드라인은 경구 복용이 불가능할 때만 사용을 권고한다"고 했다.
독감 경과 중에는 중증 진행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도 있다. 호흡 곤란, 빠르고 얕은 호흡, 가슴 통증 또는 지속적인 압박감,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의식 변화(혼란, 갑작스러운 현기증) 등이 해당된다. 이런 증상은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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