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 살리고 떠난 두 아이 엄마…"잘 키울게, 지켜봐 줘"
자격증 시험 앞두고 쓰러져…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생명
평소 기증 뜻 밝혀…남편 "다음엔 긴 인생으로 행복하게 살자"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꽃꽂이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쓰러진 두 아이의 엄마가 장기기증으로 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월 22일 최경미 씨(44)가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환자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0월 14일 최 씨가 집에서 쓰러진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최 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하였다.
최 씨는 평소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증 관련 내용이 나오면 가족들에게 기증에 대한 의사를 밝힐 만큼 기증에 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최 씨의 뜻을 마지막 소원이라고 생각하고, 생명나눔이라는 뜻깊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최 씨는 경남 진주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간호 업무를 했고, 결혼한 뒤 두 자녀를 키웠다. 활발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산책과 드라이브를 좋아했고 최근에는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하여 10월 말에 꽃꽂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최 씨의 남편 임지강 씨는 "경미야, 네가 너무 보고 싶은데,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 네가 사랑으로 보살펴온 아이들을 보니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잘 키울 수 있게 하늘에서 항상 지켜봐 줘"라며 "다음에는 우리 긴 인생으로 행복하게 잘 살자.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중학교 1학년인 첫째 딸은 "기증받으면 우리 엄마도 다시 살 수 있는 건지, 많이 아프다면 기증을 받으면 되지 않냐"라고 물으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주신 기증자 최경미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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