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예산 5.5% 늘어난 1.3조 확정…"팬데믹 대응·백신 R&D 강화"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질병관리청의 2026년도 예산이 1조 3000억여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예산은 차기 팬데믹 대비를 위한 감염병 감시·대응 체계 고도화, 인플루엔자·HPV 등 예방접종 확대, 만성질환 및 기후보건 대응 강화, 백신·바이오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중점이 맞춰졌다.

질병청은 2026년 예산이 2025년(1조 2661억 원) 대비 698억 원(5.5%) 증액된 1조 3359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3일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차기 팬데믹 대비를 위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3.8만명분) 구매비 △희귀질환자지원을 위한 전문기관 및 등록관리사업 확대 △생물테러 대비·대응을 위한 두창 백신 구매비 △국가손상예방 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연구비 등 총 47억 원이 증액됐다.

질병청은 먼저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한다. 청소년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연령을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높이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은 기존 여성(12~26세)에서 처음으로 12세 남아까지 확대한다.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3567억→4371억)과 차세대 예방접종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예산도 추가 반영됐다.

또 신종 감염병 조기 발견을 위해 표본감시기관을 대폭 늘린다. 호흡기감염병 임상감시 기관은 300곳에서 800곳으로, 병원체 감시기관은 50곳에서 100곳으로 확대한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도 99곳에서 105곳으로 늘어난다. AI 인체감염 대비를 위한 초동대응요원 백신 구매비(25억)와 두창 백신 비축 예산(14억→40억)도 포함됐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사업도 본격화된다. 올해 5000만 원에서 내년 172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으며, 감염병 병상체계 정책연구 등 공중보건위기 대응 기반 마련 예산도 새로 반영됐다.

만성질환·건강위해 대응도 강화된다. 희귀질환 전문기관은 17곳에서 19곳으로 확대되며, 찾아가는 희귀질환 진단지원 사업은 800건에서 1150건으로 늘어난다. 지역사회건강조사에는 비대면 조사가 도입되고, 기후보건영향평가와 AI 기반 손상위험 예측모델 연구 등도 포함됐다.

미래 보건의료 R&D 예산은 대폭 확대됐다. mRNA 백신 개발 지원은 264억 원, 감염병 백신 플랫폼 고도화 연구에 86억 원, 공공연구기관 신속개발 협력사업에 13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Ⅱ는 12억 원에서 199억 원으로 늘었고, 희귀·난치질환 연구 예산도 확대됐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코로나19 대유행 고비를 극복한 지금이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적기"라며 "감염병 감시 및 대응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감염병 유행에 차질 없이 대비하는 한편, 국가예방접종 확대, 만성질환 및 건강위해 위험요인 관리, 보건의료 R&D 등 예산도 빈틈없이 지원해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