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권 추위에 고령층 낙상 급증 우려…"넘어지면 골절·사망 위험"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 20%…겨울철 낙상은 예방이 치료
집안 위험요소 제거·신발 교체·골다공증 관리가 핵심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2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결빙 구간이 늘고 도로·보도 곳곳이 미끄러워지는 만큼 고령층 낙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낙상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골절·기능 저하, 심한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보건 문제"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고령층 낙상 위험에 대해 "고관절·척추·손목 등 골다공증성 골절은 비교적 약한 충격에도 발생하며 한번 골절되면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해 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고령자는 넘어질 때 약 10~20%에서 골절이나 두부 손상 같은 중증 손상이 발생하며,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절반 가까운 환자가 보행·일상 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돼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다.
특히 겨울철에는 빙판길·결빙 구간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잦고, 이를 피하기 위해 보행 자세가 불안정해지면서 낙상 위험이 더 커진다.
하지 근력 저하, 균형감각 감소, 골다공증, 시력 저하, 치매, 다약제 복용 등 고령층에게 흔한 요인들이 겹치면 작은 충격도 심각한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낙상은 한 번 발생하면 '낙상→두려움→활동 감소→근력·균형 저하→재낙상'의 악순환을 만들어 반복 위험이 높아지는 점도 문제다.
넘어졌을 때의 대처도 중요하다. 의료진은 "혼자 있을 때는 급히 일어나려 하지 말고 통증·어지러움·흉통·호흡곤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움직일 수 있다면 옆으로 돌아 엎드린 뒤 손과 무릎으로 기어가 가까운 튼튼한 가구를 짚고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족이 함께 있을 때 낙상해 고관절·척추·머리 손상이 의심되면 움직이지 말고 119 요청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겉으로 이상이 없어 보여도 같은 날 또는 다음 날 의료기관에서 골절·뇌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로 다치는 부위로는 고관절(대퇴골 근위부), 척추 압박골절, 외상성 뇌손상, 손목(원위 요골 골절)이 꼽히며 상완골·발목·늑골·골반 골절도 흔하다. 특히 늑골·골반 골절은 통증과 활동 저하로 폐렴·혈전증 등 2차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집안 환경 정비가 필수다. 욕실·부엌·현관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복도·계단에는 충분한 조명과 손잡이를 설치해야 한다. 전선·작은 발매트·발에 걸리는 낮은 가구는 치우고, 침대·변기 높이는 너무 낮지 않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야간 이동 시 바로 켤 수 있는 조명을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의료진은 "뒤축이 잡히지 않는 슬리퍼, 굽 높은 신발, 밑창이 미끄러운 구두는 위험하다"며 "뒤축이 감싸지고 발목을 지지하는, 밑창이 넓고 미끄럼 방지 패턴이 있는 신발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약물 점검과 골다공증 치료도 낙상 예방의 핵심이다. 수면제·진정제·일부 항우울제·항경련제·혈압약 등은 졸림·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어, 최근 넘어짐이 있었다면 주치의와 약 조정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65세 이상이거나 골다공증성 골절 경험이 있는 환자는 골밀도 검사와 함께 비타민D, 칼슘, 골흡수 억제제, 골형성 촉진제 등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의료진은 "뼈가 단단해지는 것이 낙상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같은 낙상에서도 골절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겨울철에는 특히 근력·균형 운동, 환경 개선, 약물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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