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 2차 치료에 '렌바티닙' 우수성 입증…생존기간 연장 확인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김정선 교수팀
다국적 다기관 관찰 연구, 대규모 임상 결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간세포암(HCC) 환자 2차 치료에서 렌바티닙(Lenvatinib, 상품명 렌비마)의 우수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간세포암을 치료할 때 약물 투여 순서 전략을 최적화할 새로운 임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전홍재, 김정선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과 베바시주맙(Bevacizumab) 병용 치료('A+B')에 실패한 간세포암(HCC) 환자의 2차 치료 전략으로 렌바티닙(Lenvatinib)이나 소라페닙(Sorafenib)을 비교 투여한 분석 결과를 1일 이같이 보고했다.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지원사업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제 임상데이터 분석 결과로써 간담도 분야 국제 학술지 'JHEP 리포트'(IF=7.5) 최신호에 게재된다.
간세포암은 전 세계 암 사망원인 중 상위권으로 국내에서 5년 상대 생존율이 39.4%에 불과하며 진행성 환자의 예후는 여전히 불량하다. 1차 치료에 'A+B' 병용 요법이 도입되면서 환자의 생존 기간이 획기적으로 연장됐으나, 상당수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2차 치료 전략은 아직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다양한 표적치료제(TKI)가 사용되고 있다. 기존 약들은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효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며 기존 가정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교수팀은 2018년 5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A+B 치료를 받은 1210명 환자 중 230명을 선별해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125명은 렌바티닙, 105명은 소라페닙을 2차 치료제로 투여했다. 치료군 간 특성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PSM) 기법을 적용해 비교의 객관성을 높였다.
그 결과 아테졸리주맙 베바시주맙 병용 치료 후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서 2차 치료로 렌바티닙을 투여한 환자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 5.5개월, 전체 생존 기간(OS) 11.9개월을 기록해 소라페닙 투여군(PFS 2.6개월, OS 7.4개월)보다 모두 유의미하게 연장됐다.
1차 치료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전체 생존 기간도 렌바티닙 22.4개월, 소라페닙 14.3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PSM분석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으며, 면역항암제에 초기 반응이 없었던 환자군에서도 렌바티닙이 소라페닙보다 병을 안정적으로 유지된 환자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VEGFR 표적치료제가 동등한 효과를 가진다는 기존의 가정을 뒤집고, A+B 치료 실패 후 2차 치료에서 렌바티닙이 더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관찰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임상에서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면서 "향후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향상과 치료 표준 확립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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