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27년간 '사랑의 메신저'…해외환자 192명 무료 수술
최근 필리핀 구개누공, 몽골 합지증 환자 성공적 수술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차 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구개열 수술 합병증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40대 여성과 손가락이 짧은 채로 붙어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던 8세 남아의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고 24일 밝혔다.
수술은 '사랑의 메신저 운동'의 일환이자 분당차병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오퍼레이션 스마일코리아, 경기도의사회, 월드휴먼브리지의 후원으로 진행했다.
필리핀 국적의 니타(41) 씨는 양측성 구순구개열을 앓고 태어났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고, 필리핀 의료환경 또한 여의찮아 전문적인 수술을 받지 못했다.
보통 구개열 수술은 생후 9~18개월 사이에 1차 수술하고 3세 이후에 필요하면 발음 교정을 받으면서 발음의 문제가 지속되면 2차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단순 봉합이 아니라, 연구개의 기능을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재건 성형이고 언어훈련을 동반해야 한다.
니타씨는 구개열의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구개누공'과 '연인두 폐쇄부전'으로 인해 구강과 비강 구조가 분리되지 않았고, 연구개와 인두의 기능이 충분하지 않아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고, 입 안의 구멍으로 인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병원의 김석화 성형외과 교수는 연구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육을 재배치하면서, 연구개를 늘리는 수술로 발음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김 교수는 "회복 후 발성, 공명 훈련과 근육 강화 운동이 병행된다면 발음이 훨씬 개선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몽골 국적의 테물렌(8)군은 선천적으로 왼쪽 손의 가운뎃손가락이 짧은 단지증, 오른쪽 손은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이 짧은 채로 붙어있는 단지합지증을 갖고 태어났다. 하지만 현지 의료환경이 좋지 않아 수술받을 수 없었다. 식사, 탈의, 글쓰기 등 간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학교 성적도 우수한 아이였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불편한 상황들이 더 늘어났고, 교우관계도 위축됐다.
합지증 치료는 단순히 붙은 손가락을 가르는 게 아니라, 손가락 사이에 새 피부까지 만들어 주는 정교한 재건 수술이 필요하다.
테물렌 군의 경우 세 손가락이 붙으면서 서로 겹쳐 있어, 각각의 손가락이 독립적인 움직임과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나누는 작업이 요구됐다. 이후 갈라진 손가락의 부족한 피부를 채우기 위해 서혜부의 피부를 채취해 이식했다.
성형외과의 김덕열 교수는 "수술 부위가 안정되고 향후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손가락의 기능 회복 및 손가락의 길이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물렌의 엄마이자 영상의학과 의사인 마이야마슈렌 씨는 "손가락이 붙어있어도 독립심이 많아 스스로 하려고 하는 명랑했던 아이가 학교에 간 후 유독 힘들어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치료받으면서 지켜본 한국의 최첨단 의료기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과 최신 장비에 놀랐고, 몽골의 병원에서 진료하면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당차병원은 지난 1998년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치료를 지원하는 '사랑의 메신저 운동'을 전개해 왔다. 1998년 국내 진료를 시작으로 27년 동안 중국 옌벤,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등의 국외 환자 192명을 치료했다. 또 해마다 900건의 국내 저소득 환자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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