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조절 가능하며 늦출 수 있어…새 치료법 기대"[GBF2025]

전옥희 고려대의대 교수, 노화생물학의 치료 혁신과 전환 소개
늙은 피 주입하니 젊은데 노화 빨라지기도…질환들에 겨냥될까

전옥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뉴스1 글로벌바이오포럼(GBF) 2025’에 참석해 '세포노화에서 전신회복으로 : 노화생물학의 치료 혁신으로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1.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노화 과정이 단순히 생물학적 시간 흐름에 따른 게 아니라 조절 가능하며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혈액 속 노화 유발 인자 제거법을 통해 노화 질환 치료법도 개발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옥희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교수는 1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 볼룸에서 진행된 '글로벌 바이오 포럼 2025'(GBF 2025)의 '세포노화에서 전신회복으로: 노화생물학의 치료 혁신으로의 전환'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옥희 교수는 노화생물학, 혈중 인자, 항노화 치료제 연구 전문가로서 혈액 속 노화 유발 인자를 조절하면 다양한 노인성 질환의 치료 전략을 확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근골격계 질환, 여성 생식 노화에 대한 바이오 마커(생체 지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한 노화 세포에 총 3가지 특징이 있다. 세포들은 비가역적으로 증식을 멈추며 체내 10% 미만으로 존재하는 대신, 죽지 않고 먼 거리까지 신호를 전달한다. 한마디로 '좀비 세포'라 부를 만하다.

그간 노화는 노화 유발 인자를 만드는 노화 세포가 몸속에 다량으로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교수는 "노화는 모든 전신에 영향을 준다"며 "(한마디로) 15세기 '청춘의 샘'이라는 그림처럼 '젊어지는 샘물'에서 물을 마시고 목욕하면, 젊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전 교수팀이 젊은 쥐에게 늙은 쥐의 피를 수혈하는 실험을 한 결과, 늙은 쥐의 혈액 내 노화 세포에서 분비되는 노화 유발 인자가 젊은 쥐의 정상 세포 및 조직으로 옮겨가 젊은 쥐에서도 노화를 유도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를 '노화 전이'로 명명했다.

전 교수는 "나이가 들면 혈액 속 인자들이 변한다. 근육, 뼈, 뇌, 간, 췌장 등 다양한 장기에 연결돼 있어 여러 기능에 영향을 준다. 다양한 장기의 노화를 유도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역노화 관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세포 노화를 겨냥한 치료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44조 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바이오 헬스 분야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에 전 교수는 "다만 아직 '노화를 역전할 수 있다, 항노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에,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기업과 대학은 다수의 질환을 적응증으로 삼아 효과를 확인 중"이라며 "노화가 질환 코드에 속할지, 임상의 영역이 바뀔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전 교수는 세포 노화가 불가피하고 자율적인 과정이 아니라 특정 요소 같은 전신적 요인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조절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노화를 지연시키고 근감소증 같은 노화 관련 질환에 대한 새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