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사고 골든타임 '순식간'…"체온-호흡-심리유지가 생사 갈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철거 중 붕괴 사고…작업자 매몰
응급의료 현장 빠른 구조·기도 확보 강조…의지 잃지 말아야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로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현장으로 고용노동부 직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를 계기로 유사시 대응 요령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매몰 사고의 골든타임은 순식간"이라면서 요구조자가 절망하지 않고 기다리면 기적적인 사례를 경험할 수 있다고 봤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오후 2시 7분께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고는 전날 오후 2시 2분께 발전소 5호기 보일러 타워를 철거하던 중 서쪽 지지대 일부가 무너지며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뒤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매몰자 구조·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골든타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몰돼 즉시 구조되지 않는 한 4~5분 내 호흡정지, 심정지가 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빠른 굴착, 구조 외에는 생존 요령을 설명하기 어렵다. 산소가 부족해 호흡 정지가, 흉곽 운동 장애로 심정지가 각각 우려된다"며 "구조 즉시 기도 확보가 필요하겠고, 호흡을 보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관계자 또한 "최대한 빨리 구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빠른 환자분류를 통해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매몰된 데서 구조되는 경우 연기흡입이나 탈수, 영양실조 등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외상을 평가한 뒤 입원해 안정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다만 지난 2022년 경북 봉화 아연광산 갱도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은 고립 9일 만에 극적으로 생환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은 외부에서 펼쳤던 여러 차례의 구조, 발파 소리를 들으며 '살고 싶다'는 생존 의지를 붙들고 있었다고 한다.

시분을 가리키는 침이 있는 손목시계도 고립 이후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떨어지는 물을 아끼고 커피믹스를 나눠 먹으며 몸의 당분을 유지한 이들은 221시간을 버틴 끝에 극적 생환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붕괴한 건축물에 매몰되면 불필요한 활동을 최소화하고 체온을 유지하며 고함으로 체력을 소모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폐쇄된 공간은 공기가 오염될 수 있으므로 입과 코를 옷이나 천으로 가려서 먼지 흡입을 최소화해 호흡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규칙적으로 벽·파이프 등을 두드리는 한편 주변을 살펴 음식과 물을 확보하고,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물과 음식을 찾아 먹으면서 체온 유지에 힘써야 한다. 이밖에 2차 붕괴나 낙하물에 대비해 창문이 없는 단단한 벽 옆이나 기둥, 안전 공간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행안부는 권고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