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심장 멈춘다"…길 걷다 쓰러진 30대 청년, 3명 살리고 하늘로

직장인 김문수 씨, 심장과 양측 신장 기증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김문수 씨(34)가 심장, 양측 신장을 3명에게 각각 기증하고 숨졌다. 기증자 김문수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장기기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30대 청년이 실제 삶의 끝에서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김문수 씨(34)가 심장, 양측 신장을 3명에게 각각 기증하고 숨졌다.

김 씨는 지난 8월 30일 길을 걷던 중 쓰러진 것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의학적으로 어떠한 치료도 불가능하고, 김 씨의 몸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곧 심장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 다른 생명을 살리고 그 몸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특히 그의 어머니 이영화 씨 등 가족과 '장기기증'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일인데 좋은 것 같다"며 호응한 적도 있다고 한다.

기증자 김문수 씨가 생전에 어머니 이영화 씨와 촬영했던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에 대해 이 씨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기증은 문수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돼 그 소원을 이뤄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그는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한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배드민턴, 수영 등 스포츠를 즐겨 했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성격으로 전교 회장과 반장을 도맡았고,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차량용 음성 인공지능 회사에서 근무했다.

어머니 이 씨는 "아들아.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데 그곳이 더 좋아서 먼저 갔다고 생각할게"라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단 한 번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하늘나라에서 뭐든지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어. 잘 지내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사랑해"라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