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 1만례 돌파…"대형화재 시 신속 대응"

허준 병원장 "국가 재난 대응 중추 역할 강화할 것"
36개 동시 치료 구축…혈류 개선·감염 억제 등 회복 효과 입증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병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고압산소치료 1만례 달성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고압산소치료는 화상 환자의 회복을 돕고, 대형 화재나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도 중요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에는 고압산소치료 장비를 갖춘 병원이 많지 않아 응급 상황 시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의 화상전문 대학병원인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고압산소치료 도입 2년 3개월 만에 누적 1만례를 달성했다.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1만례 달성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화상과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제시한 결과"라며 "3호기 도입으로 완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자 중심의 진료와 국가 재난대응 의료체계의 중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지난 2023년 7월 고압산소치료 챔버 1·2호기를 도입했으며, 올해 7월에는 외래환자 전용 11인용 3호기를 추가 도입하며 국내 최대 규모인 36명이 동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고압산소치료는 2~4기압의 고압 환경에서 100% 산소를 흡입해 혈액 내 산소 용해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손상된 조직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혈류를 개선한다. 혈관 신생과 조직 재생을 촉진해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감염을 억제해 회복 속도를 높인다.

병원 측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 건수는 2023년 2189건, 지난해 4612건, 올해 9월까지 3227건을 기록해 누적 1만례를 넘어섰다. 이 기간에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화상 및 재건수술 환자가 99.5%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화상 치료 및 피부이식술 60% △재건 목적의 피판술 39.5% △난치성 골수염 0.4% △방사선 치료 후 조직괴사 0.1%로 나타났다.

병원은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화상·창상질환의 치유 속도 향상 △피부이식 생착률 상승 △감염·부종 억제 △흉터·통증 등 후유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외래 및 응급환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갖춘 3호기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의료진 대상 정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압산소치료 표준 가이드라인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36인 동시 치료 시스템을 통해 회전율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는 매년 2700건 이상의 화상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래환자 12만 2000명, 입원환자 17만 7000명을 진료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