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추계, 국내 의료이용량 중심으로 의견 모았다
입원·외래 비율·비급여 진료 포함 여부 등 세부 변수 논의
위원들 "OECD 단순 비교보다 현실 반영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 재조정을 위한 의사 수요 추계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의사인력을 추계하는 위원회 내부에서는 해외 평균치보다 국내 의료이용량에 기반한 추계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3차 회의록 및 회의자료를 보면, 위원들은 향후 5년간의 의사 수요 예측 모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료이용량 기반 수요추계'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비교' 방식이 병행 검토됐다.
위원들은 세부 과정에는 일부 이견을 보였지만, 대체로 의사 수요는 국내 환자 이용량 변화와 진료 행태를 반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원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입원·외래 비율 △비급여 진료 포함 여부 △근무일수·생산성 변수 △인공지능(AI) 도입 영향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 대부분은 "국내 의료이용량을 기초로 한 추계가 현실과 가장 근접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OECD 국가 평균이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비교 방식은 "참고자료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록에 따르면 장성인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은 "국가별 의료제도와 환자 접근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며 "의사 수요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병원을 이용하고, 어떤 형태의 진료를 받는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이용량 기반 추계는 의료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의대 정원 산정은 장기적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형선 국민의료복지연구원장은 "입원과 외래 비율 같은 세부 수치는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건 적정 의사 수요를 판단할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이라며 "의료이용량 중심의 기본 틀을 마련한 뒤 정책 목표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희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모델이 복잡할수록 불확실성이 커진다"면서 "성·연령별 진료량을 기본으로 단순화한 모델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생산성 변수를 둘러싼 의견도 오갔다. 일부 위원은 "AI 기술이 진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의료이용량 분석을 정교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봤다. 근무일수와 관련해서는 "의사들의 실제 근무일은 복지부 가정치(289일)보다 적다"며 "근무일수·근무시간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급여 진료의 반영 여부도 논의됐다. 위원들은 "비급여 진료를 제외하면 실제 업무량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복지부는 "데이터 접근성 문제로 우선 급여 중심 분석을 하되, 단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쟁점은 지역별 수요차였다. 일부 위원은 "의사 인력 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에서 전국 단일모형만으로는 지역 편차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측은 "기초분석은 전국 단일모형으로 하되, 이후 광역 단위 보정계수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위원들은 다음 회의에서 '국가별 비교보다 국내 의료행태 중심의 수요 추계'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복지부는 위원회 논의를 토대로 의료이용량 중심의 의사 수요 추계모델을 확정하고, 이를 2027년 의대 정원 재조정의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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