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났는데 더 피곤"…급찐살 빼려면 '생체리듬'부터
단기간 2~3㎏ 증가…대부분 수분·식습관 변화 영향
김용환 교수 "식사량보다 식사 '시간' 회복해야…단식은 금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추석 연휴 이후 '급찐살' '불면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급찐살을 넘어 소화불량, 무기력, 불면, 변비까지 동반되며 일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체중 변화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식사·수면·활동 등 생체리듬 전반의 무너짐이라고 지적한다.
11일 김용환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연휴 기간 중 식사 시간과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고, 활동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갑자기 굶거나 운동을 과하게 하면 위장 기능과 대사 시스템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은 생체 리듬을 회복시키고, 위장과 대사 기능 정상화에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시기에는 극단적인 식단이나 단식을 피하고, 가볍게라도 꾸준한 운동을 유지하며 체중을 주 2회 이상 확인해 스스로 조절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며 "생체리듬이 돌아오기까지는 적게는 수일, 길게는 한 주일가량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연휴 직후 "급하게 찐 살은 급하게 빼야 한다"는 조급함은 오히려 회복을 늦춘다. 단식, 고강도 유산소 운동, 원푸드 식단 등은 체중은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으나 대부분 수분과 근육 손실이 크고, 장기적으로는 피로감과 폭식욕구만 남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폭식과 단식 루틴이 반복되면 대사 적응력이 떨어지고,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되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 갑작스러운 단식은 저혈당과 위산 역류, 어지럼증, 탈수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수면 리듬 불균형도 연휴 후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연휴 중 늦잠과 야식,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생체시계가 밀리고, 피로가 축적된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줄고,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증가해 탄수화물과 당류에 대한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수면 부족은 폭식과 체중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피로와 무기력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럴 땐 수면과 기상 시간을 하루에 1시간씩 앞당기거나 늦추면서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밝은 자연광에 노출되도록 하고, 저녁에는 스마트폰·TV 등의 청색광 노출을 줄인다. 멜라토닌 보충제를 자기 전 1~3시간 전에 단기간(3~7일) 복용하는 것도 수면 리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관된 수면 및 기상 시간, 카페인과 알코올 제한, 아침 운동, 수면 환경 정비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복부 팽만, 위식도 역류, 더부룩함 등을 겪는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식사 시간과 속도를 회복하는 것이다. 급하게 먹거나 끼니를 거르는 습관은 위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가스를 더 유발한다. 오트밀, 바나나, 삶은 감자 같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과 채소·과일·생선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을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고지방·가공식품, 탄산음료, 알코올은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
복부 팽만이 계속될 경우 발효성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단을 단기간 시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이나 장내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충분한 수분 섭취, 스트레스 조절, 적절한 신체 활동은 위장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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