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반복·무기력증'…명절 부모님께 살펴볼 치매 전조 10가지
치매 초기 신호 조기 발견 후 관리 중요
조성윤 원장 "후각·미각 등 감각 이상도 관찰"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이번 추석 연휴는 평소보다 길다. 그동안 자주 보지 못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부모님의 건강 변화를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만약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부모님이 만든 음식 맛이 갑자기 변하는 등 변화가 있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3일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4'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약 86만7803명으로, 유병률은 9.17%에 달한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639만 원으로 추산된다. 개인과 가족의 부담은 물론 사회적 비용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치매 초기 단서를 발견해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치매는 조기 발견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기에 명절에 부모님을 뵐 때는 변화를 살피는 것이 좋다.
명절에 확인해야 할 치매 초기 신호는 다양하다. 먼저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약속이나 물건 위치를 자주 잊는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명절 음식 조리나 차례 순서, 가계부 정리 같은 익숙한 일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대화 맥락이 끊기는 언어 문제가 동반될 수 있으며, 날짜를 틀리거나 익숙한 길에서 길을 잃는 시간·장소 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
예민해지거나 무기력·우울해지는 등 정서 변화로 대면을 회피하는 경우도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상한 음식을 방치하거나 약을 거르는 등 집안 관리의 변화도 중요한 단서가 되고, 상한 냄새를 맡지 못하거나 음식 간을 강하게 하고 섭취량이 줄어드는 후각·미각 변화 역시 주요 신호다.
계산 실수, 사기 노출, 경미한 접촉 사고가 늘어나는 금전·운전 이상도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이유 없는 체중 감소나 영양 불균형 등 체중·영양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불면·코골이·수면무호흡 같은 수면 문제도 인지 저하와 밀접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젠에스신경외과의원 조성윤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추석처럼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평소 놓치기 쉬운 치매 초기 단서를 발견할 절호의 기회"라며 "특히 후각·미각 변화 같은 감각 이상은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로 진단되는 경우 생활 습관 관리가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우선 주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과 주 2~3회의 근력·균형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또 채소·콩·견과·통곡물·생선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적색육을 줄이면서 소금과 당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금연과 절주도 필요하다.
불면이나 수면무호흡증은 평가와 치료를 통해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데, 독서·악기 연주·퍼즐·봉사활동 등도 도움이 된다.
혈압·당뇨·지질을 적극 관리해야 하며, 청력·시력을 보완하기 위해 보청기·안경 같은 보조기기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우울·불안 치료와 명상·호흡·상담 같은 정신건강 관리에 집중하면서, 대기오염이 심한 시간대에 활동하지 않고, 실내 환기를 유지하는 생활 습관 관리도 요구된다.
조 원장은 "치매는 자연스러운 노화가 아니라 반드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뇌 질환"이라며 "MCI 단계에서는 운동·수면·혈압·청력·영양 같은 생활 처방이 가장 강력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명절에 부모님의 냉장고 음식 상태, 양념 강도, 냄새 인지 여부 같은 작은 변화를 꼭 확인해 달라"며 "조기 발견과 생활 관리야말로 부모님의 삶의 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치매가 의심되면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시 거점병원으로 연계해 정밀 진단과 감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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