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에볼라' 유행…질병청 "귀국 후 발열, 발진 등 의심시 연락달라"

뉴질랜드 초봄인데도 독감 환자 계속 늘어
미국 웨스트나일열 급증세…예방수칙 중요

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수도권 해외유입 신종감염병 대응 합동훈련에서 훈련 참가자가 해외감염병 신고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9.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이달 들어 에볼라바이러스병이 유행 중인 콩고민주공화국 내 상황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현재 지역적 확산과 인접국 전파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면서 "국내 발생 및 해외유입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지만, 방문자는 귀국 후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질병청 등에 문의해달라"고 당부했다.

25일 질병청이 펴낸 '전 세계 감염병 발생 동향'을 보면 이달 4일 선언된 콩고민주공화국 내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은 14일까지 현지 카사이주 불라페 지역에서 총 54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이 중 27명이 숨져 치명률은 50%에 이른다.

지역사회 확산과 인접국 전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지역 확산과 인접국 전파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콩고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지원으로 실험 장비를 배치했으며 의심환자 신고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신고된 모든 사례에 대해 조사,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발생 및 해외유입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가운데 질병청은 최근 콩고 등 아프리카 7개국을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이들 국가를 방문할 때 과일박쥐, 영장류, 야생동물 등과 접촉을 삼가고 현지에서 장례식장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귀국 후 잠복기(21일) 이내 발열, 식욕부진, 무력감, 발진 등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질병청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로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WHO는 콩고 내 유행으로 인한 위험도를 DR콩고 '높음', 아프리카 지역 '보통', 전 세계는 '낮음'으로 평가한 바 있다.

남반구에 속한 뉴질랜드에서는 호흡기 감염병 유행 정점이 예년보다 늦게 나타나 초봄에 접어든 이달까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양상이다. 현지 당국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한다고 보고 백신접종과 기본 방역 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다. 질병청은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이달 22일부터 본격화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권고하고 고령층·면역저하자 등에 실내 행사 자제·마스크 착용 등을 안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웨스트나일모기 등으로 인한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급증했다. 이달 9일까지 771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경수막염, 뇌염 등 신경계 침습 질환까지 확인된 사례가 490명에 달한다. 490명 중 39명은 숨졌다. 환자 발생은 콜로라도주(150명)에서 가장 많았다.

미국에서 웨스트나일열은 일반적으로 6~10월에 발생하며 매년 2000명 이상이 진단되고 있으나 올여름 전역에서 환자가 급증했다. 예년 같은 기간 평균 대비 40% 증가한 수준이다. 현재 유행 초기 단계로 환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선 지난 1999년 뉴욕에서 처음 보고된 뒤 2003년 약 1만 명의 감염 사례가 집계된 바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올해 사망자 수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통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모기 활동기가 길어져 환자가 더 늘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12년 해외 유입 사례가 최초로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발생 사례는 없다.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국을 여행할 때는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모기 예방 물품을 준비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예방 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처서를 앞두고 폭염이 계속된 20일 오전 대구 남구 주택가 영선공원에서 남구보건소 방역반 관계자들이 말라리아를 비롯해 여름철 각종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 등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2025.8.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일본 고베에서는 이달 16일 현지 최초의 엠폭스 변이 바이러스 '클레이드 1b'(Clade 1b) 유입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아프리카 여행력이 있는 20대 여성으로 발진, 발열, 림프절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환자 증상은 호전 중이며 현재까지 밀접 접촉자 가운데 의심 증상이 발생한 사례는 없어 현지 보건당국은 2차 감염이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일본 내 엠폭스 누적 환자 254명은 모두 2형 엠폭스였으나 이번 사례는 최초의 1형 사례다.

국내 엠폭스 환자는 이달 17일 기준으로 지난해 17명, 올해 15명 보고됐으며 모두 2형 사례다. 1형의 국내 발생과 해외 유입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엠폭스가 아프리카에서 계속 유행 중인 만큼 유행 지역을 방문할 때는 모르는 사람과의 밀접 접촉을 피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