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국내 첫 희귀질환 'N-of-1' 치료제 임상 추진
4.5년간 147억 원 투입…복지부·진흥원 공동 지원
ASO 기반 치료제 설계…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 접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울대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 선정돼 소아 중증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10일 서울대병원은 보건복지부 한국형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과제로 '소아 희귀질환 맞춤형 혁신치료 플랫폼 개발 및 N-of-1 임상시험'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연구개발(R&D) 사업으로, 향후 4.5년간 총 147억 5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를 위해 숙명여자대학교, 국가독성과학연구소, 경희대학교, STpharm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각 기관은 희귀질환 진단, 유전자 분석, 독성평가, 약물설계 및 생산, 임상시험 등 전 주기에 걸쳐 협업하며, 국내 소아 희귀질환 치료의 새로운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희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7000종 이상이 보고돼 있으며, 이 중 약 80%가 소아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체 기술 발전과 국가 단위 희귀질환 진단 지원이 확대되면서 진단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가능한 질환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제조차 없어 환자와 가족들은 오랜 시간 질환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이러한 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술을 핵심 전략으로 선택했다. ASO는 특정 유전자에서 생성되는 메신저 RNA(mRNA)와 결합해 단백질의 비정상적 발현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기술로, 최근 가장 활발히 연구되는 정밀유전자치료 접근법 중 하나다. 특히 맞춤형으로 빠르게 설계·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수 희귀환자를 위한 치료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에서 특정 소아 환자 개인의 유전적 변이에 따라 고안한 ASO 치료제를 개발하고, 단 한 명의 환자에게 이를 투여하는 'N-of-1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N-of-1 임상은 전통적인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과 달리 개별 환자 단위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책임연구자인 서울대병원 채종희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희귀질환은 신약 개발 구조상 시장성이 떨어져 산업적 투자가 어려운 분야지만,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정밀 치료제 개발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소아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현실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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