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의료비 400만원 육박…50여년 만에 2500배 증가

복지부 '2023 국민보건계정 보고서' 발간…5년새 11% 증가
정부·건강보험이 60%…가계직접 부담은 31.2%

병원 전경 ⓒ News1 DB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료비가 400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한 사람당 의료비가 반세기 만에 2500배 늘어난 가운데 최근 5년 사이에도 11% 증가했다.

1일 보건복지부와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연구해 발간한 '2023년 국민보건계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민의료비는 총 203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GDP 대비 비중은 8.4%, 1인당 의료비는 39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의료비란 최종 소비 단계에서 지급된 의료 관련 비용 전체를 의미한다. 입원·외래·의약품뿐 아니라 예방서비스와 보건체계 관리 비용도 포함된다.

국민의료비는 1970년 735억 원에서 2000년 25조 1000억 원, 2010년 79조 9000억 원, 2020년 165조 2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50여 년 만에 27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23년 국민의료비의 재원별 구성.(보건복지부 제공)

같은 기간 1인당 의료비도 1970년 1600원에서 2000년 53만 원, 2010년 162만 원, 2020년 323만 원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396만 원에 달했다. 이는 1970년에 비해 약 2500배 증가한 것이며, 2000년 이후로만 따져도 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970년대 연평균 증가율은 33.8%에 달했으나 1980년대 19.4%, 1990년대 13.3%, 2010년대 8.2%로 낮아졌고, 최근 4년(2020~2023년)은 6.7%로 집계됐다.

2023년 국민의료비를 재원별로 보면, 정부·의무가입제도가 60.4%(122조 9000억 원)를 차지했다. 그중 정부가 11.5%, 건강보험이 49.0%였으며, 민간재원은 39.6%(80조 5000억 원)였다.

가계 직접부담은 31.2%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 90%에 육박했으나 2000년 43.3%, 2010년 38.8%로 줄어든 뒤 최근 들어서는 30%대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의료비 지출을 기능별로 보면 입원이 33.2%(67조 6000억 원), 외래가 31.7%(64조 4000억 원), 의약품 등 의료재화가 19.4%(42조 8000억 원)였다. 코로나19 시기 8.2%까지 올랐던 예방서비스 비중은 2023년에 4.6%(9조 4000억 원)로 줄었다. 거버넌스·보건체계·재정관리는 2.9%(5조 9000억 원)였다.

공급자별로는 병원이 41.7%(84조 8000억 원)로 가장 많았으며, 의원·치과·한의원 등 통원보건의료제공자가 30.8%(62조 7000억 원), 약국이 14.7%(29조 9000억 원)였다. 2020년 병원 비중이 44.1%까지 올랐다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의료비의 절반 가까이가 병원으로 집중됐다.

국제 비교에서 2023년 한국의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율은 8.5%로 OECD 38개국 평균(9.1%)보다 낮아 22위였다. 구매력지수 기준 1인당 의료비는 4586달러(PPP)로 OECD 평균(5477달러)보다 낮아 23위였으며, 2010~2019년 한국의 1인당 실질의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5.8%로 OECD 평균(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계속된 의료비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라며 "간병의 사회화에 따른 비용 증가는 향후 의료비 증가의 잠재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