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 안에서만 진행…한림대성심병원, 새 전립선암수술법 성과

국내 최초 '경방광 단일공 로봇수술' 도입…회복 속도 2배 빨라
복벽에서 방광 떼지 않고 수술해 출혈 적고 요실금 회복 빨라

정재훈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최근 70대 A 씨는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았다. 과거 복부 수술 이력이 있어 수술 부담이 있었지만, 단일공 로봇 경방광 전립선 적출술을 통해 암 제거와 요실금 회복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직후부터 기저귀 착용 없이 회복했으며 현재는 건강을 되찾아 추적 관찰만 남았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정재훈 로봇수술 비뇨의학과 교수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경방광 단일공 로봇(다빈치SP) 수술법이 기존 수술대비 요실금 회복속도를 2배 이상 높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과거 전립선암 수술은 빠른 요실금 회복을 위해 전립선 뒤쪽 접근법이 주목받았다. 이 수술법은 방광을 복벽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전립선 아래, 뒤쪽으로 접근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배뇨조절 능력은 우수했으나 절단면 양성률(절단면에 암세포가 남아 있는 비율)이 15~40%까지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경방광 단일공 로봇(다빈치SP) 수술법은 복강을 이용하지 않고 방광 안에서만 수술이 진행되는 고난도 전립선암 수술이다. 방광을 복벽에서 떼지 않고 방광 내부에서만 수술을 해 통증과 출혈이 적고 주변 조직의 기능 보존, 요실금의 빠른 회복과 성기능의 보존 및 조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고령의 전립선암 환자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다수인데 복강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장 유착, 장폐색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방광이라는 좁은 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집도의의 정확한 절제 범위 설계와 숙련도가 필요하다.

이 수술법은 지난 2023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카욱(Kaouk) 교수가 100건을 시행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정 교수만 집도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수술법은 골반강을 박리하지 않기 때문에 근육 손상의 최소화, 요 자체 능력의 빠른 회복, 요실금 및 발기부전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새로운 수술법은 암의 완치율뿐 아니라 환자의 수술 후 일상 회복 속도를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법은 지난해 'Journal of Urologic Oncology' 22권 3호에 게재됐다. 또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안전성과 효용성을 평가해 선정한 '2024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