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전공의 "수련환경 해결 공감대…구체적 요구 논의 안해"(종합)

(서울=뉴스1) 강승지 금준혁 기자 = 국회와 전공의는 14일 수련환경 개선 등 당면 과제를 함께 해결해 가기로 합의했지만, 요구사항이나 수련 재개 시기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와 '중증·핵심의료 재건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한 뒤 공지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박 의원실은 "중증·핵심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나 제도적 개선에 대한 정책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면서 "수련 환경 개선 등 당면한 과제, 중장기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 가기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과 환자를 위해서 사태해결 논의를 이어가자고 뜻을 모았다"면서도 "전공의 요구사항이나 수련 재개 시기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성존 대전협 위원장도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이번 만남은 국회의원들과 전공의 임원들이 '다 대 다' 형태로 만난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단 전 위원장이 의대생 대표나 대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또는 혼자 국회를 찾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엔 병원·지역 대표들이 함께 자리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으로 "(전공의는) 중증·핵심 의료를 재건해 나가겠다"며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 의료 현장의 사법 리스크 완화는 미래 의료를 위한 중요한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공의들의 요구 조건을 시사한 셈이다. 특히 그는 "그간 사태로 환자와 보호자가 겪었을 불안함에 마음이 무겁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 "더 나은 의료라는 환자와 의료계의 공동 목표를 향해 고민과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받는 피교육자이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나 양질의 수련을 받기보다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김재연 대전협 비대위원은 "전공의들은 교육보다 업무에 많이 치중해 왔다"며 "전공의들의 편한 수련을 위해서가 아닌 환자들의 안전과 더 나아가 국가 보건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경수 대전협 비대위원은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한 이유의 80% 이상은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감이고 78%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인한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법적 부담을 완화할 경우 중증 핵심의료 기피 현상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민 위원장은 "최근 의대생들이 복귀하겠다고 밝힌 흐름이 이어져 전공의들의 복귀 기반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게 신뢰 회복이다. 수련현장에서 느꼈던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잘 듣고 꼼꼼히 살펴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