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인데 지원자 한 자릿수…'빅5' 병원 한숨

병원 관계자들 "계엄령 선포로 마음 접어" "분위기 안 좋아"
"불안해 지원 못해"…일부는 "군의관 가느니 '피·안·성' 지원"

'비상계엄' 무리수에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며 의대정원 증원 동력이 소멸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의료농단·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내년 상반기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이 9일 오후 마감되는 가운데, 빅5 병원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수련병원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1년차 레지던트 3594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후 15일에 필기시험을, 17~18일에 면접시험을 치른 후 오는 19일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수련병원들은 이날 점심시간까지도 지원자 수는 한 자릿수에 그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다수의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무슨 과에 가장 많이 지원을 했는지, 몇 명인지 등에 대해서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 A 씨는 "말해 줄 수 없다. 한 자릿수가 지원했는지 여부도 알려줄 수 없다"며 "그나마 오려고 했던 전공의들도 계엄령 선포 때문에 지원할 마음을 접었다. 전공의로 복귀를 해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 B 씨도 "지원자가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한 자릿수 대인지 두 자릿수인지는 모르겠고,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빅5 대학병원 관계자 C 씨도 "(레지던트 1년차 지원자 수는)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며 "(모집이 끝나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누가 무슨 과에 지원했는지 (다른 의사들이) 바로 파악해 버리고, 명단이 공개되기 때문에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관계자 D 씨는 "올해 하반기 레지던트 1년차 지원 당시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수 있다. 아주 조금은 늘어난 셈"이라며 "다른 병원들과 분위기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직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일부 사직 전공의, 복귀 예정 군의관 등은 레지던트에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계엄령 포고 등으로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관 E 씨는 "정책이 수도 없이 바뀌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병원에서 일을 하겠나"며 "전공의를 지원하려는 이유는 월급이 안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인데, 정부 차원에서 강압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지원하겠나"고 반문했다.

다만 레지던트에 지원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직 전공의 F씨는 "정부에서 다른 발표가 없으면 내년 3월에 공보의나 군의관으로 입대해 필수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며 "차라리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마이너과에 지원해 교육을 받을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사직 전공의 G 씨는 "병원을 떠난 후 개원가에서 일을 해봤지만, 전문의 자격증도 자본도 없이 자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개원가에 자리를 잡아 전공의 시절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동기들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친분이 있는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어가거나, 의료와 무관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