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인빈곤율 OECD 1위…연금 자동조정장치, 불안정 부추길수도"

보사연 "공적연금 지속가능성 강조되지만…소득보장성 고려도 중요"
"기초연금 등 소득안정망 내실화·기초생보 급여수준 상향 동원해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가득 실은 수레를 밀며 길을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2024.3.2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정부가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 국민연금 재정 지속성을 위한 개혁안을 내놨으나, 반대로 줄어드는 노인들의 소득 보장과 관련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국책연구원의 제언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자동조정장치까지 도입되면 노년기의 경제적 불안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황남희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노인의 경제생활 특성과 변화: 일과 소득' 제하의 보건복지포럼 보고서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안과 관련해 "자동조정장치는 연금액을 낮춰 노년기 경제적 불안정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고, 보험료 차등 인상은 예비 노인인 중장년층의 연금 부담을 높이고 연금 수혜를 낮춘다"며 "고령화 대응 정책에서 노년기 경제적 안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연금 자동조정장치란,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 수급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향후 급감하는 '인구절벽'이 예고돼 있다. 이에 따라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인구 변화에 맞춰 향후 받는 금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 내 카페리 망원점에서 시니어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4.8.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노인의 일 참여율과 개인소득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현재 일을 하는 노인의 비율은 2011년 34.0%에서 2014년 28.9%로 하락한 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30.9%, 2020년 36.9%, 지난해엔 39.0%로 늘었다.

일자리에서 월평균 근로소득은 150만 원 이상 비율이 2017년 17.8%에서 지난해 56.5%로 38.7%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30만 원 미만 비율은 같은 기간 44.4%에서 25.6%로 절반 18.8%p 줄었다.

2011~2023년 실질금액을 기준으로 개인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2011년 984만 원에서 지난해 2009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항목별로 근로소득이 16.9%에서 49.3%로 32.4%p 증가한 반면, 사적이전소득은 39.8%에서 9.2%로 30.6%p 줄어 노인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여전히 OECD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기준 중위소득 50% 미만(상대적 빈곤선)에 해당하는 66세 이상 노인 비율인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1위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인 14.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노인 비율은 2011년 79.4%에서 2017년 73.0%로 감소했으나, 2020년 73.9%, 2023년 77.9%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노인의 일 참여 증가는 비자발적 선택일 수 있다"며 "한국의 높은 노인빈곤율과 사회보장제도의 한계 등은 노인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0.4%라는 점에서 연금의 소득 보장성에 대한 고려 역시 중요하다"며 "정부는 국민이 노후 삶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초연금과 같은 조세 기반의 소득안전망 내실화,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준의 상향 조정 등 다각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도 정부 연금개혁안과 관련해 "정부가 뒤늦게나마 구체적인 연금개혁안을 제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부 개혁안은 노후소득 보장에서 여전히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위계층 노인의 기초연금액은 45만~50만 원으로 인상돼야 하며, 국민연금에서 연금크레딧 등은 외국처럼 아이당 2~4년으로 늘리는 중기 계획이 포함돼야 하고, 퇴직연금은 1년 미만 고용 노동자에게도 의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