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갰던 동아 13년 만에 다시 합쳤다…'박카스' 품은 사업지주사 출범

박카스·일반약 현금창출력 본체에…사업지주회사로 전환
투자 재원 확대…신사업·글로벌 사업 확장 본격화

'국민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한 동아제약 '박카스F'. 2021.11.3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동아쏘시오홀딩스가 핵심 사업회사인 동아제약을 다시 품었다.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한 지 13년 만이다. 순수 지주회사였던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일반의약품 등 소비자 대상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그룹의 현금창출력을 본체에 내재화하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최근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고 통합 절차를 마무리했다. 존속법인은 기존 동아쏘시오홀딩스이며 소멸법인은 동아제약이다. 다만 합병 이후 존속법인의 사명을 동아제약으로 변경하면서 그룹의 대표 사업 브랜드인 동아제약이 통합법인의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이번 합병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나 발행주식 수에는 변화가 없다. 합병에 따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수는 기존 10곳에서 9곳으로 줄었다.

동아의 지배구조는 2013년 크게 바뀌었다. 당시 동아제약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면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그룹 전체를 관리하고 동아제약이 소비자 대상 사업을 맡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동아에스티 등 주요 계열사가 각각 전문 사업을 맡는 현재의 그룹 체제가 구축됐다.

2013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분리했던 핵심 사업 다시 품어

이번에는 반대 방향의 변화가 이뤄졌다. 동아제약을 핵심 자회사로 두는 대신 지주사 본체에 사업을 직접 내재화했다. 13년 전 사업과 지주를 나눴다면 이번에는 다시 결합해 경영 효율성과 투자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아제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통합법인이 직접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를 비롯해 판피린 등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건강 제품 등을 판매하며 그룹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162억 원, 영업이익은 508억 원을 기록했다.

동아제약의 사업 실적이 통합법인에 직접 반영되면서 향후 투자 재원 활용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기존 순수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지주사가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는데,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자체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을 신규 사업이나 투자에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5 방송광고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시청자투표상을 수상한 동아제약 관계자가 정미경 MTN 전무(오른쪽)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22 ⓒ 뉴스1 권현진 기자

동아쏘시오그룹은 제약뿐 아니라 물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등 다양한 사업을 거느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4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0억 원으로 38.3% 늘었다. 동아제약과 용마로지스의 성장세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동아제약이 비상장 자회사로 존재하면서 사업 가치가 지주사 가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동아제약을 통합법인의 직접 사업으로 가져오면서 이른바 '지주사 할인'을 줄이고 사업 실적을 기업가치에 직접 반영할 수 있다.

박카스 넘어 글로벌·신사업 투자 성과가 관건

다만 과제도 존재한다. 통합 이후 확보한 현금과 사업 기반을 앞으로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소비자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박카스 이후'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사업 확대 역시 주요 과제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만큼 이를 해외 시장 확대와 신사업 투자로 연결해야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시 하나가 됐다'는 조직 변화보다 통합으로 확보한 사업 기반을 실제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합병의 성패가 달렸다"며 "박카스 등 전통적인 소비자 사업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